최근 서울시립대 당국이 게시물 통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학생서비스센터는 학내에 게시물을 부착하는 학생들에게 ‘허가 도장’을 받으라고 해 왔는데, 최근 이보다 요건을 더 강화했다. 원래는 부착물의 핵심 내용과 연락처를 기재하면 됐는데, 이제 부착 부수와 장소까지 밝히라고 한다.

가령, 11월 초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서울시립대모임은 서울시의회 의장의 시립대 등록금 인상 주장을 규탄하고, 등록금 인상 여지를 계속 남겨 온 학교 당국도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학내에 부착했다.(‘서울시의회 반값등록금 폐지 시도(등록금 인상) 반대한다’) 당시는 아직 부착 부수와 장소를 밝혀야 ‘허가 도장’을 찍어 주기 전이었다.

그런데 며칠 뒤 학생서비스센터는 방침을 바꾸고는,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서울시립대모임에 전화해 ‘대자보를 몇 장, 어디 어디 붙였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학교 당국은 “효율적인 게시물 관리를 위해”(〈서울시립대신문〉 12월 6일자) 이런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조처가 학교 당국의 ‘관리’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학생들 사이의 민주적 토론과 의사 표현을 독려하는 조처는 아닐 것이다. 본디 민주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는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한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애초에 게시물에 학교 측의 부착 승인 도장을 받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10여 년 동안 여러 대학들에서 이런 조처는 학생들의 자치 활동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는 맥락에서 도입돼 왔다.

“관리”는 학생들이 알아서 오래된 것을 철거하고 새 것을 부착하면 될 일이다. 오히려 게시판이 애초에 너무 적거나 구석에만 있는 게 문제다. 그런데도 학교 당국은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할 때 게시판을 없애거나 안 만든다.

심지어 학생서비스센터 안에 부착돼 있는 안내문에는 (홍보 포스터가 아닌) ‘대자보’에 한해 따로 내용 확인을 한 뒤 도장을 찍어 주겠다고 쓰여 있다. 내용 검열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학교 측은 여러 차례 내용을 이유로 게시물 부착을 허가하지 않았다. 가령, 지난해 6월 내가 문재인의 박근혜 석방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부착하려 할 때, 학생서비스센터는 지방선거 기간이라는 이유로 허가해 주지 않았다.

최근의 다른 사례도 있다. 11월 28일, 중앙도서관 관리자는 내게 전화해 “왜 게시물 도장을 받지 않았느냐”고 항의하며, 정치적 게시물이라서 껄끄럽다는 취지로 말했다. 해당 게시물은 ‘윤석열 퇴진 운동 지지자는 민주당 2중대 아니다’는 내용이었다. 학교 관리자가 좌파적인 게시물에 대한 불편함을 실토한 것이다.

기업들의 온갖 이벤트와 공모전 홍보물은 되고, 우리 삶을 망가뜨리는 윤석열과 그 일당들에 대한 비판은 정치적이어서 안 된다는 것인가? 윤석열이 펴는 신자유주의적 정책과 권위주의적 조처들이 우리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왜 윤석열에 대한 비판이 학내에 부착되면 안 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학교 측은 ‘정치적’이어서 문제라고 말하지만, 학교 측이 이렇게 정치적인 토론을 통제하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인 정치 행위다.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한 번 검열을 거치게 되는 이런 행태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나 서울시를 비판하는 주장을 자유롭게 펼 수나 있겠는가?

시립대학교 당국의 이런 통제 강화는 윤석열 정부하에서 권위주의가 강화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 유감스럽게도, 최근 학보사 〈서울시립대신문〉은 ‘교내 불법 게시물, 관리상 어려움 이어져’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행했다. 허가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서울시립대모임의 게시물을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학생지원팀장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 적은 기사였다.

해당 기자는 심지어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기사를 쓸 예정이라고 내게 인터뷰를 요청해 놓고는 그 의견을 전체 기사에 단 한 줄만 쓰곤, 제목부터 내용까지 모두 ‘교내 불법 게시물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나는 즉각 반론 보도를 요청했지만 학보사는 그마저도 거절했다.

서울시립대의 표현의 자유 억압을 규탄한다. 서울시립대 당국은 학생들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