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이 말하는 국민 중에 너와 나는 간데 없고, 저들의 계획 속에 너와 나의 미랜 없지∼”(꽃다지의 노래 ‘주문’ 중에서)

노무현과 박근혜가 증세·감세 논쟁을 빙자해 벌이는 진흙탕 싸움이 딱 이 꼴이다.

직장인의 47퍼센트, 자영업자의 51퍼센트가 소득이 없어 소득세를 면제받는 상황에서 ‘서민’을 위한 감세를 주장하는 박근혜나,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증세는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가난한 사람들과 맞벌이 부부들에 대한 증세 대책을 내놓는 노무현이나 ‘노동자·서민’을 ‘국민’으로 여기지 않는 데서 매한가지다.

사실, 노무현과 박근혜 모두 조세정책 측면에서 부자들과 대기업을 보호하는 정책, 즉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정책에서 선두 경쟁을 벌여 왔다.

‘증세론자’인 노무현은 정작 2003년에 법인세를 2퍼센트나 깎아주는 법안을 여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덕분에’ 작년에만 세수입이 2조 3천억 원 줄었다.

열우당은 재작년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며 골프용품, 모터보트, 요트, 수상스키용품 등에 대한 특별소비세를 폐지했다. 당시 경제부총리 이헌재는 정례브리핑에서 보석과 귀금속, 수입가구, 고급모피 등이 특소세 폐지 항목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4대 개혁 입법 정국으로 불린 2004년 가을 정기 국회에서는 거대 양당의 공조로 소득세가 1퍼센트 인하됐고, 기업도시 내 기업에게 3년간 법인세 면제, 이후 법인세 50퍼센트 감면이라는 혜택을 주는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이 통과됐다. 당시 민주노동당은 이 법이 재벌에 대한 과세권 포기이며 대기업이 이 특혜법을 이용해 본사를 기업도시로 이전하면, 법인세 수입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반대했다.

결국, 지난해에만 세수입이 18조 6천억 원 줄었다. 부자를 위한 이런 감세 정책이 과반수 여당 시절 일어났다. 증세를 말하는 노무현이 세수입 감소의 주범 중 하나다.

한나라당은 감세 정책을 말한다. 그러나 감세를 추진중인 부시 정부 등장 이후 미국내 빈곤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감세를 통한 경기 활성화는 일종의 신자유주의 신화다. 한국은 OECD 국가들 중 조세 부담률이 가장 낮고 국가재정 규모, 복지 투자액의 비중과 절대 규모 모두 현저히 낮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증세론이 진정으로 서민을 위한 정책이 되려면, 그것은 부자에 대한 증세론이 돼야 한다. 그 점에서 노무현과 열우당은 후퇴에 후퇴를 거듭해 왔다.

종부세는 지난해 말 통과되기 전에 이미 누더기가 돼 있었다. 보유세 실효세율 1퍼센트 확립과 기반시설부담금제가 명백히 후퇴했다. 심상정 의원은 “정부·여당 스스로 8·31 대책을 후퇴시켰다”고 비판한다.

정부 여당의 증세론은 사실상 노동자들에게 세금을 더 내라는 말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개악안을 밀어붙이려는 노무현이 양극화 해소를 위한 증세를 말하는 것은 가증스런 위선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의 부자 증세론 입장은 여전히 옳다. 지난해 심상정 의원은 삼성 이재용, 현대차 정의선, SK 최태원에 대한 재산 변칙 증여에 증여세만 물려도 6천억 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의 부자 증세론, 즉 직접세 비중 확대와 누진세율 강화, 대기업 법인세 인상 요구는 대중투쟁과 연결될 때 비로소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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