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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1년:
서울 도심에서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외치다

2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타운 르메이에르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1년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반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1년을 기해 2월 25일 서울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인근에서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집회가 열렸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시작됐지만,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무기를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서방의 제국주의적 목표에 스스로를 일치시키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제국주의 강대국들 간 충돌로 전개되고 있다.

그 피해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입고 있다. 양측 군인 수십만 명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고, 우크라이나인 8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됐다. 전쟁이 식량난·에너지난을 심화시킨 탓에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했고, 동시에 서방 강대국들이 위험한 확전의 줄타기를 하는 것을 규탄했다. 또, 윤석열 정부가 무기를 보내 여기에 일조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인 피아니스트 스타니슬라프 오소브스키 씨의 열정적인 발언은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푸틴이 자행한 침략 전쟁으로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왜 이런 독재자들의 전쟁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를 죽고 죽여야 합니까?”

러시아인 스타니슬라프 오소브스키 씨의 발언에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와 함께 환호를 보내고 있다 ⓒ조승진

오소브스키 씨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에도 분명히 반대했다.

“저는 어느 쪽의 무기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무기는 전쟁의 연료입니다. 모닥불에 장작을 넣어 불을 끌 수 없듯, 전쟁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으로 전쟁을 끝낼 수 없습니다.”

노동자연대 이원웅 활동가도 전쟁을 벌인 푸틴과 무기를 쏟아붓는 서방을 함께 규탄했다.

“푸틴은 벌 받아 마땅한 자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에게 벌을 주자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쥐여 주고 있는 자들이 어떤 자들입니까?

“미국 정부는 푸틴이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안겨준 것과 똑같은 고통을 세계 곳곳에 안겨준 정부입니다.

“미국이 푸틴을 벌 준다 해도 세계에 평화가 찾아올까요? 자신감을 얻은 미국은 더 많은 전쟁을 동유럽에서, 중국을 상대로 아시아에서 자극할 것입니다.

“푸틴은 이런 미국이 아니라, 러시아 대중 자신에 의해 타도돼야 합니다.”

이원웅 활동가는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게 무기를 지원하는 것도 규탄했다.

“윤석열 정부는 서방의 무기고를 채워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죽음과 파괴에 일조하는 것을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고 추켜세웁니다. 이제 한국 정부는 폴란드군과 연합 훈련까지 하겠다고 합니다. 그곳의 확전에 일조할수록 한반도에 있는 우리들도 더 위험에 빠질 것입니다.”

반전 집회에 참가자들이 윤석열 정부의 무기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 ⓒ조승진

“윤석열의 무기 지원 반대한다!”

참가자들은 “윤석열의 무기 지원 반대한다”는 구호로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구호는 특히 중요하다.

1월 말 나토 사무총장 스톨텐베르그가 방한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촉구했을 때 한국 정부는 “할 수 있는 바를 다 하겠다”고 답했다.(관련 기사: ‘윤석열 정부는 “NO.” 하지 않았다 — 나토 사무총장, 한국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촉구’) 이후 국방부 장관 이종섭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도 밝혔다.

그 “공감대”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일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도 “한국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무기를 지원하는 협상이 분명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한국일보〉).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회 삼아 강화된 나토는 갈수록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제국주의적 쟁투에 한국이 더 깊숙이 연루되는 길이다. 집회 전날인 24일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간접적 무기 지원에 반대”한 것은 이에 대한 우려가 적잖다는 것을 보여 준다.

반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전쟁과 무기 지원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공유한 발언들도 있었다.

대학생 강혜령 씨는 서울 신촌에서 벌인 전쟁 반대 캠페인 경험을 공유하며, “싸우는 사람 둘이 있는데 한 쪽에 무기를 쥐여 주는 것은 더 싸우라고 부추기는 꼴”이라는 한 시민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강 씨는 “그딴 전쟁에 무기 지원할 돈이 있다면 당장 난방비부터 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고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며,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아래로부터의 반전 목소리를 여러분과 함께 계속 내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에서 열린 전쟁 반대 집회 소식을 전한 나유정 씨는 그 집회에 “미얀마·태국·스리랑카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 전교조 교사, 기아자동차 노동자 등 다양한 분들이 함께 참가”했다고 전하며 한국에서 반전 목소리를 더욱 키우자고 호소했다.

발언들이 끝나고 집회 참가자들은 전쟁 중단, 러시아군 철군, 나토 확전 반대, 윤석열의 무기 지원 반대 등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러시아어나 일본어로 팻말을 직접 제작해 행진에 참가한 외국인들도 있었다.

반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일본인 참가자와 일본에 오래 거주했던 한국인이 “전쟁 반대,” “무기를 보내지 말라,” “전쟁 멈춰라”라고 쓰여진 팻말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일본은 서방 측 일원으로서 전쟁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승진

행진 대열이 을지로와 명동을 거쳐 서울시청 앞까지 행진하는 동안, 응원의 손짓을 보내거나 행진 장면을 촬영하는 시민들이 적잖았다. 행진 대열을 따라 걸으며 구호를 함께 외친 행인들도 있었다. 시청에 도착했을 때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를 준비하던 자원봉사자들이 큰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넘기고 있는 지금, 이번 집회는 전쟁에 반대하고 윤석열 정부의 무기 지원에 반대하는 운동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이런 운동이 계속되고 더 커져야 한다.

반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러시아군 철군을 촉구하고 있다 ⓒ조승진
반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나토확전에 반대하고 있다 ⓒ조승진
러시아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머무르는 러시아인 스타니슬라프 오소브스키 씨가 반전 집회에서 참가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하고 있다. 그 옆에 한국인 참가자가 집회 발언을 그에게 설명하고 있다 ⓒ조승진
반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반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반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반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반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반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반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윤석열 퇴진 촛불 자원봉사자들이 지나는 행진대열을 향해 응원과 함께 윤석열 무기 지원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