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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또 포탄 간접 지원하려는 윤석열 정부

ⓒ출처 대통령실

윤석열 정부가 다시금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간접 지원하려 한다. 2월 25일 〈동아일보〉는 최근 미국 정부가 155밀리미터 포탄 수만 발을 수출해 달라고 윤석열 정부에 요청했으며 윤석열 정부가 여기에 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월에도 윤석열 정부는 미국에 동일 규격의 포탄을 수출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으로 부족해진) 미국의 탄약 재고를 보충해 준 바 있다. 그 무렵 푸틴은 한국의 무기 지원이 “양국 관계의 파탄”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한국 국방부는 포탄의 “최종 사용자는 미국”이라며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포탄을 대량 지원했기 때문에 포탄이 부족해진 것이다. 게다가 그 포탄의 “최종 사용자”는 형식상 미국이더라도 “최종 목적지”는 우크라이나일 수 있다.

물론, 윤석열은 미국과 협력하면서도 러시아와 중국(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그래서 이런 간접 방식으로 무기를 지원하려는 것이다.

촉구

그러나 한국이 전쟁에 더 깊숙이 관여하라는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촉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도 이를 물리치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나토 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한국을 방문해 “한국이 군사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는 “가능한 역할을 다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개전 1년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들과 한국에 관해 의논 중인 세부 사항이 있”고, 한국 정부 인사들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우크라이나 총리의 한국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젤렌스키의 최측근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한국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무기를 지원하는 협상이 분명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와 직접 협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했고, 우크라이나 주변 나토 회원국들에 무기를 수출해 그 국가들의 군사력 강화에 일조해 왔다.

그 국가들과의 군사적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국방부는 한국의 무기 체계를 대거 수입한 폴란드와 연합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양국 군이 “같은 무기 체계를 운용하게 됨에 따라 유사시 탄약 등을 서로 지원하는 군수 보급 기지 역할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도 간접 지원하는 효과”도 거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26일 한미연합사는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한·미 군 당국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군과 전시 대민 작전을 토론하는 화상 회의를 열었다. 한미연합사는 이 회의가 한국군이나 주한 미군을 당장 우크라이나에 파병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이를 보도한 〈동아일보〉는 이 회의가 종전 후 한국의 파병 가능성을 고려한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상징적 효과

한국의 직접 관여는 서방만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는 인상을 불식시키는 상징적 효과를 낼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서방과의 협력 강화와 전쟁 지원은 평범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신의 목표를 서방의 제국주의적 목표에 일치시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를 앞세운 서방과 러시아의 제국주의 대리전이 돼 왔다. 그 결과 확전과 핵전쟁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 전쟁을 이용해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동맹을 결집해 중국과의 대결을 준비하려 한다. 서방의 승리 또한 푸틴의 승리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의 평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포돌랴크는 “러시아가 패배하면 북한의 영향력이 감소해 한국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반도 긴장의 주된 원천은 북한이 아니라 미·중 갈등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깊숙이 관여하는 것은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제국주의적 갈등에 한국을 더 깊숙이 연루시킬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전쟁 지원에 반대하고 서방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제국주의적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