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프랑스:
노동자들이 마크롱 반대 투쟁을 하기 시작하다

정치적 위기가 확대되자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투쟁을 키우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파업을 키우기 위해 결집하고 스스로를 조직하고 있다.

본지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프랑스 상황을 수시로 업데이트 해 보도할 예정이다.

3월 16일 프랑스 연금 개악 반대 집회. 마크롱이 연금 개악을 강행했지만,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출처 Photothèque Rouge

지난주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의회 표결을 건너뛰고 연금 개악을 밀어붙였다. 법안의 하원 통과를 장담할 만큼 표를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헌법 49조 3항을 이용한 민주주의 유린은 거대한 저항의 물결을 촉발했다. 그러나 이는 노동자 조직들에 대한 만만찮은 도전이기도 했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즉각적인 파업을 연기했지만 기층 활동가들은 행동에 나섰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과 도(道) 수준의 노조 대의원들이 기층의 투쟁을 고무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새로운 활동가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래 사례들은 기층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조직되는 과정의 극히 일부를 보여 줄 뿐이다.

3월 7일부터 야간 근무 파업을 벌이며 거리로 나온 노르망디 정유소 노동자들은 헌법 49조 3항이 발동됐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전면 파업을 결정했다. 노르망디 정유소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정유소이다. 파업 참가자 라파엘은 이렇게 말했다. “아슬아슬한 투표였습니다. 우리만 행동에 나서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기 때문이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토론했습니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이번 개악이 프랑스의 평범한 사람들을 완전히 업신여기는 처사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연금 개악 강행만으로도 매우 분노스러운 일이지만 이제 사태는 더욱 커졌습니다. 사람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상을 사는 사회 꼭대기에 있는 자들에 맞서 싸울 기회가 왔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대중 집회에서는 세세한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둘 모두 중요합니다. 저는 사람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봐요. 사람들은 자신이 계급의 일원임을 느끼고 싶어하고, 그러면서도 하루하루의 살림살이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 합니다.”

마르세유 인근에 있는 페트로이니오스 드라베라 정유소의 프랑스노동총동맹(CGT) 대의원 세바스티앙 바라뇰은 이렇게 말했다. “연료 수송이 멈췄고, 우리는 3월 20일 늦은 시간부터 설비 가동을 전면 중단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17일에는 파리, 리옹, 툴루즈에서 철도 노동자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무기한 파업을 가결했다.

지난주 파리의 폐기물 수거 노동자들의 파업이 계속되는 동안, 낭트의 생활 폐기물 청소 노동자들도 모여서 헌법 49조 3항 발동이 더는 좌시할 수 없는 일임을 선언하고 이번 주까지 파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생브리외 생활 폐기물 청소 노동자들도 이번 주 내내 파업을 하는 안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한편 전국교육노조협의회는 “가능한 곳들”에서 파업하겠다고 선언하는 데 그쳤지만, 몇몇 노조들은 이번 주 주요 시험 일정에도 불구하고 아래로부터의 압력에 떠밀려 행동에 나섰다.

이제 더 많은 노동자들이 마크롱 정부 불신임안 투표 결과에 대응하기 위해 모였다. 프랑스 전역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3월 23일 공식 파업 일정에 동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노동자들이 무기한 전면 파업도 추진하고 있다.

3월 16일 연금 개악 반대 집회에 참가한 프랑스 학생들 ⓒ출처 Photothèque Rouge

전력 노동자들의 투쟁

“우리 투쟁은 대중적 총회에서 생명력을 얻고 있습니다. 총회를 통해 우리는 행동을 지속시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사람들이 겪는 일터의 문제와 재정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런 회합 없이는 파업을 운영할 수 없습니다. 지도부가 호소문만 쓴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투쟁에 계속 동참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다른 노동자들 사이에서 모금을 조직합니다.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투쟁을 지속시킬 재정을 지원해 달라고 호소하죠. 그러나 투쟁 기금을 모으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투쟁을 더 급격하게 키워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바입니다. 3월 21일에 우리는 “에너지 근검절약”의 날을 정했습니다. 표적 단전을 하는 날이죠.

다른 노동자들을 보고 배운 것입니다. 예를 들어 툴롱에서는 군사 기지와 의회, 대기업 건물로 가는 전력을 차단했습니다. 우리는 파업 참가자들 사이에서 이를 논의에 부쳤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노동조합원이 아닌 사람들도 있고 그런 만큼 논의가 더욱 광범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사용자들과 지방 정부에 타격을 주고 싶어 합니다. 그뿐 아니라 결정권이 바로 우리에게 있다는 점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전기를 어디로 어떻게 보낼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을 암흑 속에서 지내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그리고 병원 같은 시설은 전력 차단에서 제외할 수도 있습니다.

수력 발전 댐 노동자들은 전력망 전체를 멈출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럴 방법을 안다고 하죠.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하려는 바가 아닙니다.”

밀란, 부슈뒤론의 전력 노동자

학생들이 연대를 건설하다

“우리는 지난주 대규모 학생 협의회를 열었습니다. 파리 외에도 캉과 릴, 루앙, 낭트 등지의 31개 대학의 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우리는 이번 주부터 시위, 봉쇄, 파업에 대한 청년들의 전폭적이고 단결된 지지를 결의하고 모든 곳에서 파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화요일에는 노동자들을 접촉하고 대규모 학생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살면서 이런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없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똑같은 말을 합니다. 투쟁에 뛰어드는 것은 신나는 일입니다. 저는 파리의 폐기물 수거 노동자들의 파업 대체 인력 투입 저지 행동에 참가했습니다. 경찰과의 대치가 격렬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의 대표로서 노동자들에게 연설했지만, 저는 오로지 노동자들 자신만이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지난 주말 열린 학생 집회는 단지 연금 개악에 관한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경찰 폭력과 탄압, 인종차별, 성차별, 미래가 없다는 불안감에 맞서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마크롱이 비민주적으로 헌법 49조 3항을 발동한 것은 사람들을 냉소에서 벗어나 거리로 나서게 했습니다.”

제이드, 파리의 한 대학생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