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등 아랍 지도자들은 이스라엘과 거리낌 없이 교류하고 있다 ⓒ출처 위키미디어

아랍 지도자들이 홍해에서 후티의 공격을 피하려는 이스라엘의 전략을 공모해 팔레스타인인들을 배신하고 있다. 수치스러운 일이다. 이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이 정권들의 미사여구가 공문구에 불과함을 뚜렷이 보여 준다.

〈미들 이스트 모니터〉는 이스라엘이 육로를 이용해 물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육로는 걸프 연안의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통과해 요르단을 거쳐 이스라엘로 이어지는 경로다. 이들 나라의 지도자들이 적극 협조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아랍에미리트 기업 ‘퓨어트랜스 FZCO’와 이스라엘 기업 ‘트럭넷’이 물품을 운송한다.

이들은 식품, 플라스틱, 화학 물질, 전자기계·부품 등을 운송한다. 이런 물품 중 일부는 이스라엘 경제의 핵심 부문인 하이테크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물품 유통로를 더 확대하려는 계획도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 교통·도로안전부 장관 미리 레게브는 현재 관련 운송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게브는 트위터(현재 이름 ‘X’)에 이렇게 밝혔다. “육로를 통한 운송 기간이 12일 단축될 것이며, 기존 대기 시간도 대폭 짧아질 것이다. 이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

이런 대(對)이스라엘 무역은, 모든 중동 나라에서 대중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고 있는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집트 ‘혁명적사회주의단체(RS)’가 최근 지적했듯 가자지구는 “정부들에 의해서는 봉쇄를, 그러나 대중한테서는 지지를 받고 있다.” 이집트 좌파·운동 단체들은 최근 성명을 발표해 이집트-가자 국경에 있는 라파흐 검문소를 개방하고 구호 물품이 자유롭게 전해지도록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은 이렇게 덧붙였다. “또한 우리는 점령 세력이 자행하는 봉쇄를 깨뜨리기 위해 라파흐 검문소 외에도 가능한 모든 출입구를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탄압이 중동 대중을 억누르고 있지만, 아랍 지도자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저버리고 있다는 정서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미국·영국 등은 언제고 이스라엘을 구해 줄 만반의 태세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교역로를 차단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연대의 기본이며, 아랍 통치자들이 이를 시행하지 않은 것은 분노스러운 일이다.

이스라엘의 교역로를 차단하면 가자지구에 대한 인종 학살 전쟁의 경제적 비용도 커질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에 투입된 예비군 36만 명의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다. 그 예비군 병력 중 다수는 금융·인공지능·제약·농업 부문에 종사하는 하이테크 노동자들이다.

핵심 부문의 대기업들도 이스라엘 지지로 결집해 왔다. 지난해 10월 중순, 베인캐피탈벤처스·8VC·베서머벤처파트너스·GGV캐피탈 등 220곳 넘는 벤처 캐피탈 기업이 이스라엘에 지지를 표하는 성명서에 서명했다. 그리고 미국계 투자·하이테크·사모펀드 기업 고위 임원 수십 명이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료들과 회동했다고 〈알자지라〉가 12월 말 보도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조 기업 인텔은 250억 달러(약 32조 원)를 들여 이스라엘 남부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것이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라며 환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대한 이런 지지가 있어도, 아랍에서 배신적 정권들에 맞선 항쟁이 벌어지면 이는 시온주의와 역내 제국주의 장악력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다.

  • 2월 17일 토요일은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 행동의 날이다. 전 세계 60개 넘는 나라의 100곳 넘는 도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