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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바뀔 때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강제 0교시 보충수업, 강제 야자(야간 자율학습), 두발 단속, 체벌과 폭언, 사회과학 책 처분 명령, 비상식적 징계, 학생회장 출마 성적 제한, 말할 권리 제한, 집회·결사의 자유 제한. 제가 1인 시위를 하며 반대한 것들입니다. 학교 안에서 아무리 외쳐도 바뀌는 건 없었고, 제게 돌아온 것은 탄압뿐이었습니다. 저는 학교가 스스로 바뀔 마음이 없다고 판단해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학교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교감·학생부장·학년주임이 부르고, 담임이 불렀습니다. 그러나 저를 불렀던 사람들은 저를 납득시키지 못했습니다. 침묵시위를 하는 도중에도 담임이 나와서 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저를 방해하기까지 했습니다.

저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제가 나름대로 존경했던 선생님들과 믿었던 학생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때릴 수 있다, 네가 체벌에 반대하기 때문에 체벌을 시작해야겠다, 이쯤이면 충분하니 여기서 멈추라”는 등 선생님들의 실망적인 반응에 이어, 학생들에게는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자신들의 학업을 방해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변화는 있었습니다. 폭력을 행사하며, ‘고른 독서 습관’이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사회과학 책을 금지한 담임은 담임직을 그만 둔 상태이며, 0교시는 없어졌습니다. 이것으로 강제 보충수업을 싫어하던 학생들은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5월 14일 두발자유를 요구하는 청소년들의 집회에 가서 저는 희망을 봤습니다. 저 하나가 나서서 0교시를 폐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면, 광화문에 모인 2백 명의 학생들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학교가 바뀔 수 있도록 저는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오병헌(학교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동성고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