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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정 교수 인터뷰:
“이스라엘의 공격은 제3차 인티파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안지역에서도 관리들과 의원들을 다 잡아갔다는 게 보도가 됐죠. 그런데, 이번에는 당분간 이 상태가 멈출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하마스 정부를 붕괴시키는 것이 이스라엘의 최종적인 목표가 아닌가 생각돼요.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영토까지 원한다’, ‘거기까지 포함해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려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하마스의 목표는 역사적 팔레스타인 영토 가운데 22퍼센트 정도의 지역에만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겠다는 겁니다.[하마스와 하마스의 집권 배경에 대해서는 〈다함께〉75호에 실렸던 ‘팔레스타인 저항과 하마스’(https://ws.or.kr/1/20060703pal.htm)를 참조하시오.]

이런 목표를 내세우면서 하마스가 협상으로 가려고 하고, 자치정부 수반인 마흐무드 압바스도 여기에 동조하고, 또 이스라엘에 잡혀 있는 팔레스타인 재소자들도 동의를 하고 하면서 뭔가 협상으로 가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제시하려 하는 시점에서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을 시작한 거죠.

사실, 그 전 2003년에 합의된 [중동평화] 로드맵의 목표 자체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목표로 한 진지한 협상이라기보다는 팔레스타인 내부에 분란과 갈등을 조장하겠다는 거였어요. 자치정부 보안군이 이스라엘 대신 팔레스타인의 무장저항 세력을 진압·해체하도록 하겠다는 거였죠. 자치정부 보안군에 자금과 무기를 대줘가면서요. 내전을 조장한 거죠.

이번에 하마스 정부가 구성된 다음에도 이스라엘이 원했던 건 팔레스타인 내에 내전 같은 게 일어나서 스스로 무너지도록 하는 거였다고 봐요. 그런데 이게 마흐무드 압바스의 파타와 하마스 그리고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재소자들 사이에 어떤 합의가 이뤄지면서 뭔가 협상으로 갈 것 같으니까 이스라엘로서는 아주 곤란한 상황이 된 거죠. 왜냐하면, 이스라엘로서는 협상하고 싶지 않은데, 이걸 거부할 명분이 마땅치가 않거든요. 그러니까 ‘니네들끼리 안 싸워? 그럼 내가 직접 들어간다’ 이런 식이 된 거죠. 공격을 통해 상황 자체를 어지럽히고 초점을 흐리려는 겁니다.

새로운 인티파다의 시작

일 단 지금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리에 나와서 시위하는 것밖에 없죠. 그래서 그 전까지는 산발적·국지적으로 벌어지던 시위가, 어제부터는 서안지역 전체와 예루살렘, 가자지구를 포함하는 전 지역에서 팔레스타인들이 다시 민중봉기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건 1차, 2차에 이은 3차 인티파다가 되는 거죠.

제가 오늘[7월 3일]도 그 쪽[팔레스타인] 활동가들과 통화를 했는데, 이 사람들 얘기가 지난 번[1차, 2차] 봉기 때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크고 격렬할 것 같다고 합니다. 오늘도 오후 6시[현지시간]에 다시 대규모 시위가 있을 거라더군요.

이번 봉기가 과거 두 차례 봉기보다 훨씬 더 격렬할 수 있는 게, 사실 1차 [인티파다] 때도 그랬고, 2차 때도 그랬고, 그래도 상황이 지금보다는 경제적으로 나았다는 건데요. 그 때도 이스라엘의 봉쇄 때문에 경제 활동에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외부의 원조는 계속 들어왔다는 거죠. 그런데 하마스 정부 들어서면서 유럽연합 등 외국에서 들어오던 원조가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아랍 부국들이 원조했느냐? 아니라는 거죠. 따라서 봉기가 경제적인 상황과 맞물리면서 더 격렬하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건 사실 이스라엘보다도 다른 아랍 정부들에게 더 큰 위협이 될 수도 있어요. 사실 이 정부들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지지하지도 않고 하마스 같은 이슬람주의 조직이 성장하는 걸 굉장히 두려워 합니다. 이들 나라의 반정부 세력 상당수가 이슬람주의 조직이거든요.

또, 이 나라들은 팔레스타인을 배신한 대가로 미국의 원조를 받고 있는 나라들이기도 합니다. 저는 선거가 정상적으로 치러지기만 한다면, 이들 나라에 이슬람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봐요. 2차 인티파다 때도 요르단 정부는 자기 나라의 선거를 연기해야만 했어요. 팔레스타인 민중의 저항이 커지면 이들 정부 역시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