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동안의 한미FTA 반대 운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한미FTA 반대 운동은 6월까지는 '졸속 추진'에 초점을 두고, 시민·사회계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상당히 성공했다고 봐요. 국민들에게 한미FTA의 졸속성을 폭로하고, 위험성에 대한 공감대를 얻으면서 절반 이상의 국민들이 한미FTA에 반대하는 성과를 냈죠.

그런데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국회 특위가 가동되고 정부가 체제 정비를 시작하면서 한미FTA 반대 운동이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고 봅니다.

정부는 대책위를 구성해 산업 업종 또는 직업별 사안이라고 하는 점을 초점에 두면서 각개격파해 나가고 있는 반면, 시민·사회계는 전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내용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그런 내용으로 국민들을 반대 운동으로 묶어 세우는 데 부족한 것 같습니다.

2. 4차 협상에서 노무현 정부가 농업을 양보할 것이라는 얘기나 핵우산을 위해 FTA를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4차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 같은지요?

우선 이번 4차 협상은 핵사태의 정세 속에서, 미국이 한국 정부에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이고, 또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수세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대외 정책의 실패가 공화당 패배론의 핵심적 요인으로 돼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이번 4차 협상은 미국이 핵사태를 최대한 활용해서, 미국 공화당의 중간선거를 겨냥한 협상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미국이 핵심 부문에서 강력한 압력을 행사하고 부차적이라고 보는 부문을 타결시킴으로써 한미FTA의 성과를 (미국)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고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핵우산을 위해 한미FTA를 조속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국의 협상 전략에 백기투항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졸속 추진과 한미FTA의 파괴적인 위험을 안보논리로 무마하려는 정치 의도가 깔려 있다고 봅니다.

3. 국회가 한미FTA 논의 과정에서 어떤 구실을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또, 의원님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것은 한미FTA 반대 운동과 어떻게 연결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국회 특위가 한미FTA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책임있게 검증하기는커녕 국민들의 압박에 못 이겨 마지못해 특위를 열고, 노무현 정부의 졸속 추진을 엄호하고 방어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연합하고 있죠.

뒤집어 얘기하면, 노무현 정부가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한미FTA를 추진하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죠.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열린우리당뿐 아니라 한나라당까지도 전폭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이죠. 한 마디로 '국회의 전폭적인 비준 동의를 예상하고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제가 국회 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는 협상 내용과 한국과 미국 정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한미FTA를 반대하는 국민적 운동의 스피커 구실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점에서 특위 활동은 한미FTA 반대 운동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미FTA 반대 운동은 결국은 광범한 대중 운동이 전략적 중심이고 국회 특위의 활용은 전술적 의미를 갖는다고 봅니다.

4. 노무현 정부는 "FTA 반대는 곧 쇄국"이라고 주장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한미FTA의 부정적 영향은 인정하면서도 '개방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한미FTA에 찬성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한미FTA 반대면 쇄국하자는 거냐"는 것은 한국의 개방 정도를 은폐·왜곡하는 주장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투자 분야만 보더라도 99퍼센트 개방돼 있습니다. IMF 이후에 급속한, 대책 없는 졸속 개방으로 사실 지금 상장 주식시장의 42퍼센트를 외국자본이 점유하고 있고, 시중은행 8개 중 7개를 소유하거나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 대표 기업인 국민은행·포스코·삼성전자 등은 많게는 80퍼센트에서 60퍼센트까지 외국 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 경제 구조의 불균형이나 양극화 문제는 개방을 안 하고 쇄국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거꾸로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대책 없이 개방을 한 후과입니다.

더구나 지금까지 '개방'은 말 그대로 관세장벽 열어서 물건을 많이 팔자는 상품 무역 자유화였죠. 그런데 한미FTA는 관세 분야보다는 비관세 분야를 열려고 하기 때문에 결국은 미국에 경제적으로 통합되고 이를 매개로 정치·외교·안보적으로도 굴레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국민의 생존권과 국가 주권이 걸린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무역 자유화라는 관점에서 한미FTA를 추진하는 것은 이 정부가 진실을 은폐하고 있거나 아니면 한미FTA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도 못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5. 한미FTA가 교육·의료·환경 등 공공서비스와 노동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해 보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더 많이 알리면서 노동자·민중을 반대 운동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한미FTA 반대 운동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각 업종이나 산업을 뛰어넘어서 우리 경제, 국민의 삶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으로 쟁점별로 실상을 폭로하고 그 효과를 분석해서 선전을 강화하고 그에 대응할 주체를 재조직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산업 분야별로는 구체적 협상의 귀결점을 전망하고 해당 주체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겠고, 투쟁 대상과 관련해서도 노무현 정부뿐 아니라 국회도 명확히 표적으로 삼아서 국회 특위 활동 일체와 거대 정당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선전해 나가야겠죠.

4차 협상을 전환점으로 삼아 더 강력한 대중투쟁을 바탕으로 한 범국민적 운동으로 조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