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자이툰 파병 연장과 함께 레바논 파병 계획도 구체적으로 확정한 듯하다. 이미 지난 9월 노무현은 워싱턴에서 부시를 만나 자이툰 파병 연장과 레바논 파병을 약속한 바 있다.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파병이 아니기 때문에 이라크 파병과 달리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유엔군 파병을 결정한 지난 8월의 유엔결의안 1701호 통과를 주도한 게 바로 미국과 영국이다. 유엔결의안 1701호의 목적은 이스라엘군이 이루지 못한 일 ― 헤즈볼라 무장해제 ― 을 외국군과 레바논 정부군을 이용해 이루려는 것이다. 그래서 결의안이 통과되자마자 이스라엘 총리 올메르트는 부시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의 이익을 지켜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레바논 평화유지군은 현재 프랑스가 이끌고 있다”(MBC 11월 11일 9시 뉴스)지만 이 때문에 레바논 파병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레바논을 지배했던 제국주의 열강이다. 20세기 중반까지 베트남을 비롯한 인도차이나 반도와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식민지를 지배했고, 지금도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를 점령하고 있다.

지금 프랑스가 레바논 파병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조지 부시가 위기에 처해 있는 틈을 타 자신의 옛 영향력을 만회해 보려는 탐욕 때문이다.

유엔군이 투입되고 있는 지금도 이스라엘 군대는 전투기를 동원해 레바논 영공 침해를 일삼고 있다. 그러나 제국주의 열강이 이끄는 ‘평화유지군’은 이를 막는 데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 맞선 헤즈볼라와 레바논인들의 성공적인 저항은 국제 반전 운동을 크게 고무했다. 이제 이들의 저항에 반전 운동이 화답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