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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 어설픈 “개혁” 흉내내기

박근혜 - 어설픈 “개혁” 흉내내기

조승희

박근혜가 이회창의 ‘1인 독재 체제’를 비난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그는 마치 자신이 ‘개혁 인사’인 양 행동한다. 유감스럽게도, 〈한겨레〉는 박근혜가 “정당 민주화를 촉진하는 데 적지 않은 구실을 한 점은 평가받아야 한다.” 하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와 “개혁”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박근혜는 아버지 박정희의 기념관을 세우고 싶어한다. 박정희야말로 ‘1인 독재 체제’의 화신 아닌가. 박정희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철저하게 압살했다. 박근혜는 아버지의 후광을 입어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신이 무슨 커다란 범죄냐. 실컷 잘 먹고 나서 그릇 한두 개 깬 것만 가지고 욕을 하는 풍토라면 애국자를 기대하기 어렵다.”(1998년 10월호.)박근혜는 군사독재자 전두환을 칭송했다. “어렵고 혼란의 시기에 나라를 잘 이끌려고 노력한 분이다.” 전두환은 수천 명의 광주 민중을 학살한 도살자였다. 집권 7년 동안 민주 인사들을 체포·고문·살해한 억압자였다.

〈조선일보〉의 김대중은 박근혜의 ‘본류’가 보수임을 지적했다. “[박근혜가] 정치 개혁을 명분으로 하고 있으나, 당장 그가 접촉할 수 있는 사람들은 김영삼, 김종필, 김윤환 같은 ‘구 정치인’들이다.” 김대중은 박근혜의 탈당이 한나라당에 타격을 줄까 봐 깐죽거린 것이다.

월간 〈프리미어〉 편집장이자 ‘아줌마 신드롬‘의 주인공 최보은 씨는 “박근혜가 대통령에 출마하면 그를 찍겠다.”고 밝혔다. 최보은 씨는 〈말〉(3월호)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내가 박근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건 여성들이 이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뛰고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뒤이어 “여자들에 관한 한 소수자의 연대는 권력을 쟁취하기 전까지는 무해”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는 평범한 여성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뛰”는 것을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당연히 평범한 여성들의 이익을 대변하지도 않는다. 박근혜는 결코 평범한 여성들이 겪는 착취와 억압, 차별을 당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과연 육아와 가사, 생계를 위한 노동이 가하는 고통을 이해할까? 그가 부당한 고용 불평등과 낮은 임금이 가하는 괴로움을 알 수 있을까? 필리핀의 아로요,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모두 아버지의 후광을 입어 권좌에 올랐다. 그러나 여성들의 지위와 권리 향상을 위해 애쓰기는커녕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생활 수준 하락을 강요했을 뿐이다. 1984년 영국 총리 마거릿 쌔처는 광부 파업을 지지하며 피켓팅을 하던 여성들을 사정없이 두들겨 팼다. 박근혜는 이런 인물을 “원칙 있는” 정치인이라고 흠모한다. 그런 박근혜가 평범한 여성들의 이익을 대변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잡으려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