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이틀 앞둔 12월 8일 파주시 교육청 앞에서 금릉중학교의 인권 실태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 동안 금릉중에서는 두발규제, 체벌, 폭언, 소지품 검사 등의 인권 침해들이 벌어져 왔다. 남학생 머리는 반삭 수준에 여학생 머리는 짧은 단발이어야 하는데 길이가 짧더라도 숱을 치거나 층을 내면 규제 대상이다.

두발 규정을 어기면 문구용 가위나 바리깡으로 머리를 잘라냈다. 규정을 어긴 학생들은 하키채, 당구 큐대, 심지어 각목으로도 맞았다. 손과 발로 때리는 일도 다반사라 학생들은 "손이나 발로 맞는 것은 짐승이나 다름없다"며 차라리 도구를 사용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다.

"복숭아뼈가 여자의 가슴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발목양말도 규제 대상이고, 색깔 있는 가방이나 안경테도 금지된다.

한 학생이 지난 6월 교육청에 금릉중의 실태에 항의하는 글을 올렸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다. 견디다 못한 학생들이 용기 있게 이 사실들을 고발했고,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열어 금릉중의 인권 실태를 증언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진실을 알리는 것도 학생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교육청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금릉중 교사들을 보고 혼비백산해서 도망갔다.

결국 학생들 없이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와 교육청 학무과 중등부장·장학사·금릉중 교감과 학생주임이 면담했다. 면담을 통해 금릉중은 강제이발을 금지할 것, 체벌을 금지할 것, 내년 3월 두발규정을 학생·학부모·교사의 의견을 동수로 모아 개정할 것, 전체 소지품검사를 금지할 것, 금릉중의 인권 실태를 고발한 학생들에게 호출·징계·체벌 등 일체의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비록 금릉중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는 것은 학생들의 몫으로 남았지만, 인권 침해에 순응하지 않고 사실을 알려낸 학생들의 용기는 억압에 저항해야 현실을 바꿀 수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