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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미군 ‘증파’는 최후의 필사적 도박이다

조지 부시의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 증강 결정은 훨씬 더 많은 이라크인들을 죽이고 파괴하며 참상을 자아낼 것이다.

그러나 그 결정은 미국을 1970년대 중반 리처드 닉슨을 권좌에서 몰아낸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최악의 정치 위기로 몰아넣고 있기도 하다.

부시의 결정은 미국 지배계급을 분열시켰고, 이 때문에 미국 반전 운동이 다시 부상할 조짐이 역력하다. 그리고 부시의 결정은 영국 반전 활동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4주 전에 발표된 ‘이라크 스터디 그룹’ 보고서는 미국 제국주의의 재앙적 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 보고서는 부시가 가장 즐겨 쓰는 표현 중 하나인 “이라크에서 기존 전략 고수”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하고 경고했다.

비관적

[보고서는 지적한다.] 미국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미 점령군은 “혼란”을 부추기고 있고, 이 때문에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 혼란은 중동 지역의 다른 친미 국가들로 확산돼 “주민의 급진화, 대중운동의 분출, 정권 교체”를 부를 위험이 있다. 미군[이라크 주둔]의 증강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세계 전역의 위기에 대처”하는 미국의 “능력”에 “족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인의 66퍼센트가 정부의 이라크 전쟁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내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

그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사람들은 미국 주류 정치권의 두 유력자들이었다. 부시 1세 정부에서 미국 외교 정책을 설계한 제임스 베이커와 민주당 상원의원이자 CIA와 국토안보위원회의 고문단 소속인 리 해밀턴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의 관심사는 이라크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32년 전 미국이 베트남에서 당한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미군의 일부 고위 장성들이 그 보고서의 비관적인 군사적 전망에 동의했는데도 부시는 애써 그 보고서를 무시했다.

부시는 그런 군장성들을 자신의 심복들로 교체하고, 부통령 딕 체니와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이자 네오콘 강경파인 프레드릭 케이건의 병력 증강 요청을 받아들였다.

또, ‘테러와의 전쟁’을 아프리카 북동부로 확대해 에티오피아의 소말리아 침략을 지지했다.

심지어 베이커-해밀턴 보고서가 이라크의 안정을 위해 이란·시리아와 협상하라고 권하는데도 부시는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 미국 국방부 고문은 저명하고 탁월한 탐사전문 기자인 시모어 허시에게 “그들[부시 정부]은 이란을 뒤집으면 이라크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고 본다. 판돈을 두 배로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고 말했다.

부시는 민주당의 소심함을 이용해 자신의 계획을 추진하려 한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수많은 반전 투표 덕분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거의 모두 이라크 전쟁에 찬성표를 던졌고 미군의 즉각 철군을 반대한다. 선거운동 기간에 힐러리 클린턴은 미군 철수를 요구한 사람들을 비난했다.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는 민주당이 추가 파병에는 반대하지만 이라크 주둔군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 자본주의의 제2당이라는 그들의 처지와 잘 맞는다. 다시 말해, 민주당은 공화당의 특정 정책들을 비판하지만 미국 제국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는 것은 모두 반대한다.

그러나 제국주의의 확고한 지지자들 중에서도 일부는 부시의 계획을 두려워한다. 그들은 병력을 증강했다가 실패하면 패배가 재앙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격화

[1999년 봄](對) 세르비아 전쟁을 주도한 미군 장성 웨슬리 클라크는 부시의 미군 “증파” 때문에 “더 많은 미군이 위험에 빠지고”, “미군의 사기가 더 떨어지고”, 이라크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계급이 분열하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대중을 억압하기가 훨씬 더 힘들어진다.

미국에서 부시가 처한 곤경 때문에 영국 노동당의 곤경이 더 악화했다. 노동당은 지난 5년 동안 미국 제국주의의 비위를 맞추다가 미국의 계획이 실패하자 궁지에 몰려 있다.

그래서 존 프레스콧[영국 부총리]과 고든 브라운[영국 재무장관]은 사담 후세인 처형 방식을 비난하면서 토니 블레어와 거리를 두려고 안간힘을 썼다.

전쟁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은 베이커 보고서를 보며 전쟁이 끝나가고 있다고 느꼈다.

그들은 전쟁을 격화시키려는 부시의 결정을 보며 경악하고 더한층 분노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 문제를 둘러싼 사회 상층의 분열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분노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느낄 것이다.

우리는 그 분노가 2월 24일 토요일 런던 거리에서 대규모 반전 시위로 표출되도록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