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와 미국 지배자들이 중동에서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은 이라크 전쟁 전과 마찬가지로, 대량살상무기(WMD)를 추구하는 이란 정권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대(對)이란 군사 작전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능력을 정확히 평가했음이 입증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모하메드 엘바라데이는 이란이 앞으로 5년 안에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나 알카에다 연계설이 마치 거짓말이 아니었다는 듯이 이란에 대한 터무니없는 거짓말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부시는 미군에게 이라크 내의 이란 네트워크를 “색출해서 파괴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미군에게 이란 첩자들을 체포하거나 살해해도 좋다고 허가했음을 확인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란이 이라크에서 군사 작전을 강화해 미군이나 무고한 이라크인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우리는 확실하게 응징할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 개시 이후 최대 규모의 해군력을 페르시아만에 증강 배치하고 있다.

부시는 수백 대의 전투기뿐 아니라 50척의 군함도 거느리게 될 항공모함 전단 두 개를 페르시아만에 배치했다.

미군 전투기들이 이란 주변국들에 배치됐고, 이스라엘 폭격기들이 장거리 임무를 훈련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은 하루 24시간 내내 30∼40일 동안 이란을 공습할 수 있다.

전에 라틴아메리카에서 암살단을 운영했던 국무부 부장관 존 네그로폰테는 최근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란이] 이라크의 시아파 극단주의자들을 지지하는 등의 행동을 할 때 이를 그냥 묵과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이란이 아무 제재도 받지 않고 그런 행동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이라크의 안보와 이라크에 걸린 미국의 이익을 침해할 것입니다.”

순찰 활동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기사를 보면, 미군 전투기들이 대(對)이라크 무기 밀수 단속을 구실로 이란-이라크 국경 지대에서 더 공격적인 순찰 활동을 강화하려 한다.

한 국방부 고위 관리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군력이 주된 구실을 할 텐데, 그 중 하나는 전쟁 억제 구실을 할 것이다. 그것은 국경 통제나 항공 주권이 될 수도 있고, 더 역동적인 뭔가가 될 수도 있다.” “역동적”이라는 말은 공격적인 군사 작전을 일컫는 군사 용어이다.

현재의 정치 공세에서 가장 위선적인 면은 여러 미국 관리들의 거듭된 주장, 즉 이란은 이라크 문제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새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 데이비드 페트류스(David Petraeus)는 “이라크 문제에 간섭하는 이란과 시리아의 위협에 대처하고, 테러리스트들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해체하고, 통일되고 안정된 이라크를 지지하지 않는 자들을 살해하거나 체포하는 것”이 자신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미국과 영국 점령군이 저지르는 만행은 “간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투다.

이란 공격 준비는 단지 상처입은 야수의 최후 발악이 아니다. 그것은 미국의 제국주의 프로젝트에 고유한 논리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그들이 이라크와 레바논에서 벌였다가 패배한 전쟁의 교훈을 무시하기로 작정했다.

확전

최근 워싱턴 반전 시위에서 드러났듯이, 미국의 대중이 이라크 재앙에 반대해 들고일어나자 백악관은 더는 “기존 방침”을 고수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의 기성 정치권 내에는 이란 확전과 이 무모한 행동의 효과를 둘러싸고 심각한 전술적 이견이 있다.

그러나 부시 정부의 최고위층 사이에는 이라크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길이 확전뿐이라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2001년과 2002년에도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말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 제국주의의 잇따른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란 공격이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백악관의 네오콘과 제국주의자들에게는 이란 공격이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라크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이란을 탓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하는 미국 지배자들과 미국의 중동 지배력을 확립하려면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고 늘 벼르던 자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수렴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고위 관리는 런던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란이 점점 더 의기양양해지고 대담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란이 중동의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생각 자체가 그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라크는 부시 정부의 어리석음과 오만이 거의 무제한이라는 것을 보여 줬다.

문제는 그들이 또다시 살인 만행을 저지르기 전에 우리가 그들을 저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력한 반대 운동을 건설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브래드퍼드 대학교의 평화연구소 교수인 폴 로저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워싱턴에서는 네오콘의 흐름이 여전히 계속되겠지만, 미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이 꼭 필연적이지는 않다. 영국 토니 블레어 정부의 태도가 [부시의] 결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블레어의 재임 중 마지막 조처 가운데 하나가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지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이라크보다 훨씬 더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