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카이로회의는 미국이 이라크 침략을 준비하던 2002년에 열렸다. 당시 카이로회의의 구호는 “세계화, 미국의 세계제패 전략, 전쟁에 반대한다”였다. 유엔의 이라크 경제 제재 반대와 팔레스타인 인티파다 연대 활동을 한 이집트 활동가들뿐 아니라 다른 국제 활동가들이 앞장서 이 행사를 조직했다. 그래서 아랍·유럽·아메리카에서 온 다양한 활동가들이 참가할 수 있었다.

그 뒤 카이로회의는 세 차례 더 열렸고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의 저항세력들도 참가하면서 규모가 더 커졌다. 지난해 열린 4차 회의에는 무려 2천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에는 팔레스타인·이라크·레바논·베네수엘라·한국·터키·그리스·나이지리아·영국·캐나다·튀니지·수단·프랑스·이란 등 15개국 단체들이 참가를 결정해 역대 최대가 될 듯하다. 한국의 민주노동당도 이 회의에 참가하고 ‘다함께’도 80여 명이 참가한다.

한국에서 반전·반신자유주의 운동을 건설하는 데 헌신해 온 많은 활동가들이 세계 반전·반신자유주의 운동의 경험을 공유하고 운동의 전략과 전술을 논의하는 국제 회의에 참가하는 것은 대단히 뜻깊은 일이다.

지난 카이로회의가 보여 준 몇 가지 중요한 특징들을 보더라도 이는 명백하다.

먼저, 2002년 제1차 카이로회의는 ‘카이로 성명’에서 반제국주의 운동과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결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는 세계 수준은 물론 한국에서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한 과제다.

특히 올해는 이란 공격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제 반전 운동이 이 도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다.

한국 참가자들은 국제 정세의 핵심 고리인 이 논의 과정에 개입하고 그 결과가 한국의 반전 운동에 구체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연결 고리 노릇을 해야 한다.

무슬림형제단

카이로회의는 국제 반전·반신자유주의 운동 세력과 중동에서 미국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헤즈볼라·하마스·무슬림형제단 등 다양한 정치 세력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슬람 파시즘’이라는 단어가 재등장하고, 유럽에서 히잡과 니깝 착용을 둘러싼 논쟁이 일어나고, 이집트 정부의 무슬림형제단 탄압이 자행되는 등 최근 전 세계에서 무슬림 혐오가 심해진 탓에 이런 교류의 기회는 훨씬 더 중요해졌다.

또, 카이로회의는 토론만 하고 행동을 결정하지 않는 단순한 ‘포럼’이 아니라 처음부터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결합시키려 노력했다. 그래서 2003년 2·15 국제 반전 행동을 비롯한 국제 반전·반신자유주의 동원에 참여할 것을 호소했고,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등의 반제국주의 운동에 행동으로 지지를 제공하는 것을 호소했다.

카이로 회의에 참가할 80여 명의 대규모 한국 참가자들은 한국의 반전·반신자유주의 운동이 국제적 반전·반신자유주의 운동의 과제들을 공동으로 수행할 중요한 일부임을 보여 줄 것이다.

한편, 현재 이집트 국내 상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바라크 정부는 헌법을 개악해 장기 독재의 기반을 다지려 한다.

종교에 기반한 정당의 창설과 선거 참가를 금지하고, 테러 방지 조항을 삽입하려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무슬림형제단이 선거 과정에서 배제될 것이고, 테러 방지 조항 덕분에 무바라크 정부는 의회에서 계엄령에 대한 동의를 주기적으로 얻을 필요가 없어져 ‘반영구적’으로 계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국영 기업 사유화를 촉진하는 문구를 넣어 신자유주의 ‘개혁’도 더한층 강화하려 한다.

반면, 최근 주목을 받은 노동자 파업 물결도 계속되고 있다. 일례로 알렉산드리아 방직공장 노동자 5천 명이 사유화 반대 파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 참가자들은 국제 반전·반신자유주의 운동의 일부로서 이런 이집트 노동자들의 저항을 지지하고 무바라크 정부의 탄압과 독재에 항의할 것이다.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전통이 있는 한국 참가단은 무바라크 독재에 맞서고 있는 이집트 활동가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고, 특히 엄혹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집트의 사회주의자들을 고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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