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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카이로회의 컨퍼런스:
저항을 위한 국제 연대 구축하기

카이로회의 마지막 날인 4월 1일 오전 10시 '저항을 위한 국제 연대 구축하기'컨퍼런스가 기자회관 4층 메인홀에서 열렸다.

첫 연사로 나선 헤즈볼라의 알리 파야드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저항 운동은 인간성과 도덕성을 방어하는 인도주의적 프로젝트다. 무력 사용은 불가피하다. 국제 연대가 필요하다. 저항 운동은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반제국주의 투쟁이다. 또 저항 운동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이슬람교와 기독교 등의 종교적 충돌이 아니라 정치 투쟁이다. 즉, 점령군과 이에 저항하는 민중간의 충돌이다. 제국주의의 특징은 그 외양과 전장(戰場)을 계속 바꿔가며 우리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계속 변화·발전해야 한다. 반제국주의 저항의 승리를 상징하는 7월 12일을 국제 행동의 날로 정하자. 국제팀을 구성해서 이스라엘을 전범재판소에 기소하자."

영국 전쟁저지연합의 존 리즈는 이렇게 주장했다.

"제국주의 프로젝트가 패배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의 패인들과 비슷한 요인들 때문이다. 첫째, 이라크·팔레스타인·레바논의 저항세력들이 계속 투쟁하고 있다. 둘째, 이런 투쟁들이 제국주의 본국에서의 저항(대중적 반전 운동)과 결합되고 있다. 이 두 세력이 함께 공격할 때만 제국주의를 패퇴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제국주의 본국에서의 정치적 압력을 가중시킬 필요가 있다. 무장 투쟁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사례는 유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제2차세계대전 말 유럽 각지의 반파시즘 빨치산 투쟁이 그렇다. 그러나 무장 투쟁의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함께 대중 운동을 건설할 수 있다. 그리고 저항세력들이 직접 제국주의 심장부의 국민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한국의 '다함께'를 대표해 연단에 오른 최일붕 운영위원은 이렇게 주장했다.

"이라크 파병 한국군이 주요 군사 작전에 참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8월 레바논에 파병될 한국군은 수색 등 직접적 군사 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군과 헤즈볼라가 충돌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헤즈볼라 편을 들 것이다. 한국에서 대중적 반전 운동 건설의 장애물이 몇 가지 있다. 무조건 한반도가 중요하다는 식의 편협한 민족주의적 관점이나 파병국의 대중적 반전 운동보다 이라크 무장 저항만이 중요하다는 군사적 실용주의, 반제 투쟁이 되지 못하면 의미 없다는 식의 전술적 경직성 등이 그것이다. 이라크에서의 저항이 중요함에도 제국주의 본국의 반전 운동과 결합될 때만 그 중요성이 분명해질 것이다.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함께 반전 운동을 해나갈 수 있는 세력이 당장 받아들이지 못하는 요구를 전제 조건처럼 강요하는 것은 운동을 분열시키는 짓이다. 우리의 올바름은 실천과 공동 행동 속에서 입증해야 할 문제다. 우리가 옳다는 선전이나 선언으로 입증을 대체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리스 전쟁저지연합의 페트로스 콘스탄티누는 이렇게 주장했다.

"지난해 헤즈볼라의 승리와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국제 반전 운동의 부활 계기였다. 그리고 미국의 쇠퇴는 라틴아메리카의 저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스의 반전 운동도 레바논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아테네에서 3만 명이 시위를 벌인 것을 계기로 부활했다. 그 뒤 매주 두 차례씩 1개월 동안 시위를 지속했다. 중동 저항세력 인사들이 그리스·이탈리아 등지의 미군기지 반대 투쟁을 순방하는 반전 투어를 조직할 것을 제안한다."

이집트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단체 대표는 이렇게 주장했다.

"제국주의에 맞서는 저항뿐 아니라 모든 형태의 저항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라크의 저항은 미국 제국주의의 발목을 잡아 라틴아메리카에서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강행되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다. 적들의 이간질시켜 각개격파하는 책략에 맞서야 하는데, 반전 운동 안에서 무슬림과 기독교도의 연대 기반이 형성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무슬림형제단을 대표해 연단에 오른 인사는 이렇게 주장하고 제안했다.

"이제 논의의 쟁점이 저항세력을 어떻게 지지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이집트포럼 3년차, 카이로회의 5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여기서 더 나아가 변화·발전해야 할 때다. 7월 12일 국제 행동의 날, 9월 27일 인티파다 기념일, 아프가니스탄 희생자 추모제 등등이 필요하다. 이번 포럼의 결과가 보고서 형태로 나와야 한다. 해마다 카이로회의가 끝나면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운동 확산의 계기로 삼자."

이어진 청중 토론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요 발언들이 있었다.

"영국 군가족회가 점령군 병사들 사이에서 반전을 선동하고 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게릴라 전쟁은 재래식 전투로는 승리할 수 없다. 점령군의 정치적 사기를 꺾어야 하는데, 군가족회가 이에 한몫하고 있다. 또, 미군과 영국군 병사들은 사실상 경제적 징집병들이라고 할 수 있다."(알렉스 캘리니코스)

"전 세계 반전 운동의 상호 조율이 강화돼야 한다. 터키에서도 미군기지 반대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터키 평화정의연합)

"우리 모두 저항세력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10만 명 규모의 반전 시위와 1천 명 규모의 반전 시위가 따로따로 열렸다. 사회당 정부가 지지한 10만 명 시위에서는 비교적 온건한 구호들이 외쳐진 반면, 1천 명의 반전 시위에서는 급진적 구호들이 외쳐졌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에서는 급진적 구호와 온건한 구호를 함께 외치는 1만 명의 시위가 벌어졌다. 바르셀로나에서처럼 공동 행동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스페인 반전 활동가)

"반제국주의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반제 투쟁 단체들의 국제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그리고 반전 운동이 더 대중적이고 확산되려면 우리의 요구 수준을 높여야 한다."(유럽 반제국주의 캠프 활동가)

"이집트 상황이 유별나고 고립된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임을 알게 됐다. 미국의 반전 운동 세력들도 우리의 동지들이다. 모든 나라의 저항을 지지해야 한다. 사상적 차이를 떠나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쟁점에 맞서 단결해서 싸워야 한다. 우리 모두 공동의 대의를 위해 단결하자."(이집트 이슬람학생회의 여학생)

"우리 모두 저항세력이라는 말은 맞다. 그러나 직접 총을 들고 싸우는 전사와 거리 시위대는 다르다. 후자는 지원군, 후방부대, 예비군이다."(캐나다에서 온 수전 와이스)

"이란이 이라크 저항세력을 지지한다는 점을 더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런 회의가 다른 나라에서도 열려 저항의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 소말리아 저항세력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이스라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이스라엘 국가를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시온주의 세력이라고 불러야 한다."흑인 남성)

"반전 운동은 정치적 운동이다. 이집트의 상황은 정치 조직의 필요성을 제기한다."이집트 여성)

"로즈 젠틀은 이라크 점령군 내에서 반란을 부추기는 운동, 모병 반대 캠페인, 탈영을 조장하고 탈영병을 은닉하는 활동, 전범 재판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얼마 전 영국군 장군이 '이라크 주둔 영국군은 문제의 일부이지 해결책이 아니다'하고 말했다."영국 전쟁저지연합의 앤드루)

"베네수엘라의 농민들과 원주민들은 사회주의를 전혀 모르지만 자신들의 저항 속에서 사회주의적 삶을 실현하고 있다. 유럽의 일부 사람들은 라틴아메리카 저항세력은 지지하면서도 중동의 저항세력은 지지하지 않는다. 이런 낡은 방식의 연대는 필요없다. 우리의 저항은 이슬람의 저항, 사회주의자들만의 저항이 아니라 민중의 저항이다. 저항이 어떤 방식으로 조직되는지 알고 싶다면 중동에서 배워야 한다."베네수엘라 '4·13 운동'대표)

"이집트에서만 저항하는 줄 알았는데, 한국·영국에서도 저항하는 사람들을 만나니 반갑다."이브라힘 알 사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