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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카이로 국제 반전 회의]컨퍼런스:
제국주의와 시온주의에 맞선 좌파와 무슬림의 단결

3월 31일 오후 1시쯤 행사장 4층 메인홀에서 '식민주의와 세계화에 맞선 좌파와 이슬람주의 운동 사이에 가교 놓기'컨퍼런스가 열렸다.

지난 5년 동안 카이로 회의는 다양한 조류의 좌파와 다양한 무슬림 조직이 공동의 적에 맞서 단결하고 대중운동 속에서 공동의 전략과 전술을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구실을 했다.

"[그러나] 이런 광범한 세력의 단결은 결코 우연히 생긴 일이나 일시적인 발전이 아닙니다. 냉전 해체 이후 벌어진 제국주의 질서의 재편이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1989년 동유럽 붕괴 전까지 '좌파'라는 말은 양대 냉전 세력 중 어느 한 쪽의 국가들을 지지하는 세력을 뜻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좌파'라는 말은 그런 이미지에서 벗어나 저항세력을 지지하는 것을 뜻하게 됐습니다.

"또, 미국 네오콘이 주도한 제국주의 질서 재편은 새로운 형태의 패권 강화 정책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중동에서 전쟁을 일으켰고 이 전쟁을 정당화하려고 이슬람 혐오 사상을 퍼뜨렸습니다. 이것이 아랍 민중의 대중 행동을 촉발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좌파가 여기에 연대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연대가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카이로 회의에 무슬림 형제단이 참가하게 되는 과정에서도 많은 논쟁이 있었다"(존 리즈, 영국 전쟁저지연합)

"일부 좌파는 무슬림과 연대를 거부했습니다. 그들이 테러리스트라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또 일부 무슬림 조직들은 좌파가 무신론자들이라는 이유로 협력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자유주의 이슬람주의자들은 사실상 점령과 전쟁에 관심이 없었고 결국 제국주의와 협력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공동의 적에 맞선 저항에서 선구적 정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레바논과 그 이외 지역에서도 우리는 오랫동안 좌파들과 성공적으로 협력했기 때문입니다."(헤즈볼라 지도자)

"[마침내] 지난 여름 이스라엘의 침공에 맞선 헤즈볼라의 승리 때문에 시온주의와 제국주의 폭력에 맞서 레바논은 우리 저항에서 사회주의자들과 종교단체들의 협력의 상징이 됐습니다."(레바논, 사회자)

레바논

"베네수엘라에서도 우리는 좌파와 이슬람 조직 사이에 가교를 놓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슬람이니까, 혹은 좌파니까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기보다는 진정한 저항세력들이 단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행동에 동참해야 합니다. 좌파든 이슬람이든 그들이 세상에 등장한 기원이 무엇이었는가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이 존엄과 긍지, 자유를 원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두 세력은 근본적으로 실천에서 단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마이스 할로나, 베네수엘라 4.13 운동)

"단결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불신과 주저함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변화가 아주 빠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좌파는 무슬림을 존중하는 법을 배웠고 무슬림은 소중한 동맹을 얻었습니다."(페트라스, 그리스)

"우리의 전쟁은 매우 광범한 전장을 필요로 합니다. 제국주의와 시온주의가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와중에 지난 여름 헤즈볼라의 승리는 우리 모두를 기쁘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아키메 살림, 이집트 혁명적 사회주의)

"우리는 모든 곳에서 함께 싸워야하고 제국주의에 동참하는 아랍 정부들에도 맞서 싸워야 합니다. 우리는 이슬람이 아닌 다른 종교를 표방하는 저항 운동도 지지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은 민족주의·자유주의·사회주의 세력의 단결도 요구합니다."(카리마 헵나위, 키파야 운동과 카라마당의 지도자)

한편에선 이라크 저항세력에 대한 이란의 모호한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고 따라서 저항세력에 대한 지지여부를 동맹과 협력의 기준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더 광범한 운동을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실천적인 지지"라는 점에서 그런 기준은 운동을 협소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운동 속에서 저항세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해야 하겠지만 이를 잣대로 동맹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카이로회의 참가자들은 제국주의와 시온주의,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부패하고 친미적인 아랍의 독재 정권들을 몰아내기 위한 공동의 투쟁 전략을 발전시킬 것을 요구했다.

침체할 수도 있었던 반전 운동의 두 개의 커다란 사건 덕분에 다시 자신감을 얻고 전진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승리와 미국 선거 결과가 보여 준 미국 내 반전 여론의 강화가 그것이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불가능하게만 보이던 좌파와 이슬람 조직들의 단결은 이제 반전운동 가장 강력한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