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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증파로도 전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4월 13일] 바그다드의 이라크 국회의사당 안에서 벌어진 자살폭탄 공격이 뜻하는 바는 너무나 명백하다. 저항세력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 심지어 그린존의 핵심부조차 안전하지 않다.

지난주 초에 〈뉴욕타임스〉는 미군의 이라크 ‘증파’를 평가하는 주요 기사에서 이렇게 결론내렸다.

“바그다드 공세가 그 주요 목표 ― 안정된 섬[공간]을 확보하고 그 안에서 수니파 아랍인·시아파 아랍인·쿠르드족이 이라크 운영 방안을 도출할 수 있게 하는 것 ― 를 달성했다는 조짐은 거의 없다. 그 목표가 달성되면 이라크 주둔 미군의 규모를 줄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라크 꼭두각시 정권의 군대와 협력하는 소규모 미군 부대들을 바그다드 곳곳에 분산·배치한 덕분에 시아파와 수니파의 종파적 암살단들이 저지르는 살해 건수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미군 수석 대변인은 “전체 사상자 수가 똑같은 비율로 상당히 감소하지는 않았다”고 시인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수니파 아랍인 파벌들은 자신들이 장악한 북부와 서부의 주(州)들과 심지어 바그다드의 일부 지역에서도 자살폭탄 차량과 폭탄 장착 조끼를 이용하고 잇따른 염소(鹽素) 가스 공격을 벌이며 그들의 전술을 더 정밀하게 발전시켜 왔다.”

거주지에 배치된 탓에 미군은 저항세력과 훨씬 더 자주 근거리 전투를 치러야 했다. 그 결과 그들은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바그다드 증파 뒤 첫 7주 동안 53명의 미군이 전투 중 사망했다. 이것은 그 전 7주 동안의 29명보다 늘어난 것이다.

바그다드 서부의 한 미군 사병은 이렇게 말했다. “저항세력들은 우리가 뭘 하는지 지켜보고 우리는 그들이 뭘 하는지 지켜본다. 그러다가 우리는 전진한다. 이건 마치 쥐잡기 놀이 같다. 그러나 그들은 진짜, 진짜 영리한 쥐다.”

이라크 서부 안바르 주(州)의 핵심 전투 지역에서는 미군이 저항세력의 분열 덕분에 이득을 봤다. 알카에다는 메소포타미아에서 몇몇 다른 수니파 게릴라 조직들에 맞서 싸우고 있다. 그 게릴라 조직들은 알카에다가 시아파를 상대로 저지르는 종파적 폭력(예컨대 지난 주말 케르발라에서 일어난 차량 폭탄 공격)과 민간인들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반대한다.

미군 '증파'를 계획한 자들은 또, 최근까지 급진적인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자신의 마흐디 전사들에게 저항하지 말라고 말한 덕분에 행운을 누렸다. 이 때문에 미군은 바그다드의 시아파 빈민들의 근거지인 사드르시티에 진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점령군에게 불리하게 바뀌고 있는 듯하다. 지난주에 이라크인 50만 명이 사드르의 호소에 응해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점령 종식을 요구하며 행진했다.

잠재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는 2주 전 미군이 남부 도시 디와니야에서 마흐디군에 맞서 격렬한 전투를 도발한 뒤에 사드르가 이라크 보안군 병사들에게 마흐디군과 싸우지 말고 점령군에 맞서 단결하자고 호소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친미 시아파 권력자들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사드르와 그 지지자들을 분쇄하는 것이 미군 ‘증파’의 목표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사드르 지지자들과의 대결은 사드르가 득세하고 있는 이라크 남부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 되면 바스라의 영국군은 돌연 자신이 전선의 최전방에 서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한편, 미국 국내에서는 조지 W 부시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결코 누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민주당 의원들은 내년 이라크 철군 날짜 확정과 전쟁 예산 지출을 연동시키는 민주당 법안을 지지해 왔다.

그동안 부시는 민주당이 미군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비난해 왔다. 그러나 지난주에 부시 정부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근무기간을 12개월에서 15개월(제2차세계대전 이후 최장 기간이다)로 연장한다고 발표해서 이 비난을 스스로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런 조처는 전쟁이 미군에게 가하는 강력한 압력을 반영한다. 미국 국방부는 이라크 주둔 미군에게 숨 돌릴 틈과 훈련과 장비를 지급하는 데 사용할 인적·물적 자원을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