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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프랑스 “뜨거운 겨울”의 교훈

사르코지가 예고하고 있는 많은 신자유주의 공격 중에서 공기업 노동자 정리해고, 공공부문 노동자 파업권 제한 등이 눈에 띄는 이유는 이런 공격 예고가 1995년 프랑스의 “뜨거운 겨울”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인 것 같다.

1995년 겨울 프랑스를 꽁꽁 묶어버린 공공부문 파업이 3주 동안 벌어졌다. 당시 총리였던 알랭 쥐페가 사회복지 제도를 ‘개혁’한다는 명분으로 공공부문에 대한 대규모 민영화와 공공부문의 연금과 임금에 대한 대규모 삭감 계획을 추진하려 했기 때문이다.

12월 12일에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에 반대해 2백만 명이 거리시위를 벌였다. 철도·운수·호텔·통신·우편·교사·항공·은행·자동차·소방관 노동자들이 이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당시 프랑스 자본가들은 쥐페가 영국의 대처처럼 행동해 주기를 원했고, 쥐페는 대규모 공공부문 민영화에 나섰다. 하지만 그 해 10월경부터 임금동결과 구조조정 계획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던 노동자들은 쥐페의 공격에 맞서 대규모 반격에 나섰다. 프랑스를 뒤흔든 노동자들의 반격에 직면한 쥐페 정부는 모든 공격을 철회하고 노동자들에게 양보해야만 했다.

프랑스의 중도좌파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사르코지 당선에 대해 “치마를 입지 않은 대처를 맞을 준비를 하라”고 논평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르코지를 ‘치마 없는 대처’라며 전 영국 총리 대처에 비유하곤 한다.

별명에 걸맞게도 사르코지는 ‘프랑스병’을 수술해서 프랑스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것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한다는 말이며 노동자들을 공격하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유럽헌법 국민투표 부결과 최초고용계약법(CPE) 반대 투쟁에서 승리한 노동자들과 반신자유주의 진영은 사르코지가 공격을 감행한다면 잠자코 있지 않을 태세다.

사르코지는 자신이 당선한 날 바스티유 광장에서 그리고 에소네·리옹·마르세유·그르노블·렌·낭뜨에서 벌어진 반사르코지 시위가 정말이지 맛보기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르코지가 쥐페처럼 노동자들을 공격한다면 노동자들과 반신자유주의 진영은 프랑스 지배계급이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쥐페 신드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도록 더 깊은 수렁으로 사르코지를 밀어넣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