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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다르푸르 사태:
외세의 개입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지난 5월 29일 미국 대통령 부시는 수단 정부가 다르푸르 사태 해결을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수단에 대한 경제 제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2003년 이후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전투로 2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2백만 명 이상이 비참한 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 다르푸르의 인도주의적 비극을 우려하는 많은 사람들은 미국(과 유엔)의 개입을 통해서라도 이 사태가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 이런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지난 4월 말 영국 런던에서는 수단 제재 강화와 유엔의 개입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도 벌어졌다.

그러나 미국(과 유엔)의 개입은 결코 다르푸르 사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먼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전쟁 범죄 국가다. 그리고 유엔에서 다르푸르 사태 개입을 결정할 안보리 상임이사국들도 미국 못지 않은 학살자들이다. 프랑스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각국의 전쟁과 학살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영국은 미국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이라크에서 만행을 저지르는 장본인이고, 영국 내무부는 다르푸르 출신 망명 신청자들을 영국에서 쫓아내려 애를 썼다.

소말리아

중국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소수민족의 독립 운동을 무력 탄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패권을 추구하며 막대한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

러시아도 수많은 체첸인들을 학살하며 체첸 독립 운동을 탄압하고 있다.

이런 제국주의 살인마들에게 다르푸르의 비극을 막을 “인도주의적 군대”를 조직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살인을 막기 위해 살인자들을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1992년 유엔은 소말리아의 기근을 끝내고 소말리아인들을 군벌의 압제에서 구한다는 구실로 소말리아에 개입했다. 그러나 미국·캐나다·벨기에 점령군의 갖가지 만행으로 소말리아인 1만 명이 죽거나 다쳤고, 이에 분노한 소말리아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결국 점령군을 쫓아냈다. 소말리아 군벌들의 힘은 오히려 강화됐다.

만약 지금 제국주의 열강이 “평화유지”군을 다르푸르에 파병한다면 파병군은 교전중인 어느 한 쪽을 편들게 될 것이다. 지난해 5월 수단 정부가 다르푸르의 여러 반군 중 하나와 평화협정을 체결했을 때 부시는 이를 환영하면서, 평화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자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부시의 편이었던 그 반군이 그 뒤 다르푸르 북부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반군 부족을 “청소”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그 반군이 수단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잔자위드’[“말을 탄 무사들”이라는 뜻] 민병대와 똑같이 약탈·강간·살인 전술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열강의 다르푸르 개입은 해결책이기는커녕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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