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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 ‘두 국가’ 방안은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팔레스타인 - ‘두 국가’ 방안은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승영

중동에서는 여전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침략하고 있다. 절망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폭탄 테러를 하고, 이스라엘은 이것을 핑계로 또다시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한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동안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흔히 ‘두 국가 방안’을 대안이라고 얘기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치 지구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고, 이스라엘이 나머지 지역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 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협상의 기본이 되고 있다. 1993년의 오슬로 협정도 이 안을 기초로 만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안한 ‘중동 평화안’도 ‘두 국가 방안’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은 이 방안이 실현될 수 없음을 보여 줬다. 지난 5월 이스라엘 총리 아리엘 샤론이 이끄는 리쿠드당 중앙위원회는 서안과 가자에 어떤 팔레스타인 국가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심지어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모든 팔레스타인 단체들을 제거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자치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완전히 몰아내려 한다.

1990년대에 평화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정착촌 건설을 확대했다. 이 기간에 이스라엘 정착민은 갑절로 늘어났다. 토지 강탈도 계속됐다. 고속도로 건설을 핑계로 불법으로 영토를 병합하기도 했다. 정착촌은 일종의 소규모 요새다. 정착민들 대다수는 이스라엘의 식민 정책을 열렬히 지지하는 자들이다. 정착촌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철수할 가능성을 더욱 요원하게 만든다. 이스라엘이 설령 두 국가 방안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역은 서로 떨어져 있다. 이스라엘이 국경을 폐쇄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왕래할 길이 없다. 이스라엘은 일 년에 수십 일씩 국경을 폐쇄했다.

요르단강 서안 지역과 가자지구에는 비옥한 토지가 없고 물도 부족하다. 가자 시 우물의 질산 농도는 미국 기준치의 11배가 넘는다. 시골은 말할 것도 없고 도시 지역 절반에 하수 시설이 없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난민 귀환 문제다. 70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1948년에 자기 고향을 떠났다. 자손들은 아직도 레바논 등지의 난민촌에서 힘겹게 살고 있다. ‘두 국가 방안’은 국제법에서 보장한 난민 귀환권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

오늘날 중동 평화의 진정한 걸림돌은 이스라엘과 이를 후원하는 미국이다. 이스라엘의 시온주의자들은 이스라엘 영토를 끊임없이 확장하는 한편,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고 있다. 그리고 중동 석유와 패권을 노리는 미국은 이스라엘의 팽창 노력을 지원한다.

팔레스타인 지역에 진정한 평화가 도래하려면 팔레스타인 땅에 비종교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를 건설해 그 안에서 유대인, 아랍인, 기독교인 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비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식민화 정책을 포기한다고 가정하는 두 국가 방안이야말로 비현실적이다. 이스라엘의 식민 지배 전략을 그대로 둔 채 중동 평화와 정의를 기대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