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무력화를 기도하며 특목고에 특혜를 주고자 하는 일부 대학들의 전형은 고교등급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며 교육에 계급 불평등을 고착시키는 것으로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장에서 정부가 말하는 내신 강화나 일부 대학의 ‘내신 무력화’나 오십보백보일 뿐이다. 내신이든 수능이든 본고사든 학생들에게 입시 지옥을 강요하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서울대의 방침이 “고교등급제로 가는 길”이라며 소리 높여 비판했다. 교육부의 ‘3불정책’ 고수 방침을 보면 정부가 평준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듯하지만, 지금의 살인적인 입시 제도를 운영하는 주체가 바로 정부다.

더구나 최근 유치원에까지 학부모 만족, 교육과정, 환경 등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한 정부가 “고교등급제 불가”, “평준화 원칙” 운운하는 것은 역겨운 위선이다.

한국 역사에서 입시제도는 크게 16번, 작게는 50여 차례 바뀌었다. 그러나 어떻게 바뀌든 학생들의 입시 경쟁과 교육 불평등은 전혀 없애지 못했다.

지난해 전교조의 한 조사에서 청소년 5명 중 1명이 대학입시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낀 적 이 있다고 답했다. 올해도 밝혀진 것만 3명의 학생이 성적을 비관해 자살했다. 이 죽음의 행렬을 끊을 수 있는 것은 내신 강화도 수능도 아닌 대학평준화로 시작하는 근본적인 입시 체제 변화다.

그런 점에서 오는 20일 출범하게 될 ‘교육복지실현국민운동본부’(전교조를 비롯한 30여 교육·사회 단체들의 연합)가 입시문제 개선 방안으로 ‘내신 강화’를 방향으로 잡고 있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입시 경쟁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내신도, 수능도, 본고사도 아닌 ‘입시 철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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