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설계수명이 다한 고리 1호 핵발전소를 10년 더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정부는 올해 말에 “10년 수명 연장”에 대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고리 1호기는 1967년에 설계돼 올해로 설계시 설정한 수명 30년이 다됐다. 물론 이 ‘설계수명’조차 ‘완전히’ 안전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국내 최초의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에는 그동안 무려 1백24건의 고장·사고가 발생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인류가 아직 핵을 근본적으로 안전하게 다룰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고 경고한다. 게다가 설계수명을 초과해 핵 발전을 계속하면 사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한수원은 몇 년 전 1천억 원 이상을 들여 설비를 교체했기 때문에 수명을 연장해도 괜찮다고 하지만 당시에 환경단체들이 수명 연장을 위한 것 아니냐고 문제제기하자 한수원은 “계속운전(수명 연장)에 대비한 게 아니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딴 소리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의 60퍼센트가 수명 연장을 반대하지만, 정부는 최소한의 자료 공개도 거부한 채 ‘알아서’ 결정하겠다고 한다.

한수원은 갈수록 핵 발전 반대 여론이 커져 신규 핵발전소 건설이 어렵고 건설 비용도 많이 들자 억지로 고리 1호기의 수명을 연장해서 최대한 ‘남는 장사’를 하려 한다.

일각에서는 지구온난화와 유가 인상 때문에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말한다. 맑고 푸른 하늘과 아이들이 뛰노는 초원을 보여 주는 한수원의 TV 광고처럼 핵 발전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공급이 불안정한 석유나 석탄도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핵 발전은 그 원료인 우라늄의 채굴·수송·추출·폐기 등 대부분의 단계에서 화력발전과 마찬가지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우라늄 광산인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의 올림픽댐 광산은 그 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다. 환경단체 ‘지구의 벗’은 핵 발전이 풍력 발전보다 온실가스를 50퍼센트나 더 배출한다고 지적했다.

핵 발전 대신 풍력·조력·태양열 등 재생가능에너지로 얼마든지 현재의 화력발전 체계를 대체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이들 재생가능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정부의 연구개발과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지금의 속도대로 하더라도 2020년 경에는 풍력 발전 단가가 석탄 발전 단가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1950년대부터 정부 주도로 투자가 이루어진 핵 발전에 비해 30년이나 늦게 투자가 시작된 재생가능에너지는 지금도 핵 발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지원만 받고 있다. 지난해 한수원은 2013년에 설계수명이 다하는 월성 1호기 1대에만 3천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전체 재생가능에너지 연구개발비의 몇 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정부는 그런 식으로 지난해 말에 발표된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이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을 사실상 승인해 주었다.

핵 발전은 깨끗하지도 않고 안전하지도 않다. 게다가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를 더 운영한다면 그 위험은 훨씬 커진다. 핵발전소 수명 연장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