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유동성의 위기인가, 세계대공황의 전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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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서 촉발된 세계 신용경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에 따라 미국의 증시와 유럽 증시는 급반등하며 전날까지의 급락분을 대부분 만회했으며, 어제
그러자 많은 경제 평론가들은 이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발
그리고 이와 같은 낙관론의 근거로 이른바 미국 경제의 펀더멘틀의 견실, 21세기 들어 미국경제의 상대적 비중 저하, 이른바 세계경제와 미국 경제의 ‘분리’
아울러, 이번에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신속한 개입에서 보듯이, 자본주의 국가의 불황 대처 능력이 최근 들어 향상됐기 때문에 자본주의 세계가 대공황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이 세계 실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세기 말 이후 BRICs
이는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라는 매우 일국적이며 국지적 사안이 곧바로 유럽과 아시아 증시 폭락으로 확산된 사실에서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거품
또, 지난 2001년 불황 이후 미국 경제의 호황은 펀더멘틀의 호전이 아니라, 군비지출 증가와 주택 가격 거품에 기초한 소비 지출 증가 덕분이었다.
펀더멘틀의 견실성 정도는 실물경제의 이윤율 추이로 가장 정확하게 측정될 수 있는데, 최근 미국 실물경제
또, 실러
한편 미국의 주택 가격은 1995년 이후 70퍼센트 이상 상승했지만, 작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이미 10퍼센트 가까이 저하했다. 이는 닷컴 주가 거품 붕괴로 촉발된 2001년 불황 이후 미국 경제의 회복을 주도해 온 주택 가격 거품도 이제 꺼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미국 주택 가격 거품의 붕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세계 신용경색을 야기하는 데서 더 나아가, 미국과 세계 실물 경제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베이커
또, 이와 같은 미국의 소비 수요의 위축과 불황은 우리 나라와 중국처럼 대미 수출이 성장의 주요 엔진인 나라들의 수출 수요를 감소시켜, 세계적 규모에서 실물 경제 위기로 파급될 것이다.
지난주 말 연준의 재할인율 인하 이후 세계 증시가 급반등했음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발 세계 신용경색이 극복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우선, 지금까지 드러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규모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예컨대 오는 10월경까지 약 1천억 달러 상당의 변동금리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금리 재조정, 즉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다고 한다.
게다가, 지난 세기 말 이후 금융규제 완화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과정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MBS
이윤율 저하
무엇보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단지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이윤율 저하의 위기, 지급불능의 위기에서 비롯된 위기이기 때문에, 이번 연준의 재할인율 인하와 같은 긴급 유동성 공급은 임시변통책 이상의 것이 될 수 없다.
이는 오히려 헤지펀드 등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를 증대시키고, 거품을 더 부풀려서, 위기의 뿌리를 더 키울 뿐이다.
오늘날 거시경제 변동을 예측하고 대처하는 데서 자본주의 국가가 얼마나 무능한지는 연준 의장 버냉키가 이번 사태가 나기 불과 두 달 전에도 “서브프라임 시장의 불똥이 다른 경제 부문 혹은 금융체제로 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장담했던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국가는 일단 불황이 터지면, 자본을 구제하거나 구조조정하고, 이에 수반되는 비용과 고통을 민중에 떠넘기는 데는 매우 유능하다.
이번에 연준이 긴급자금 방출, 혹은 재할인율 인하를 통해 자금을 지원한 대상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로 인해 주택을 압류당한 서민들이 아니라,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와 이들의 모기지 대출을 담보로 그 백 배 가 넘는 액수의 각종 고수익 파생금융상품들
연준은 이번 재할인율 인하 조처에서 은행들이 MBS를 담보로 세울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헤지펀드와 투자은행들이 조작해 냈고 이번 위기에서 휴지조각으로 될 운명에 처한 가공자본을 실제 유동성으로 인정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
이와 같은 자본 지원을 통한 자본주의 국가의 위기 타개책에 노동자 계급은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 자본주의 국가의 자본 지원은, 그것이 긴급자금 방출 방식이든 재할인율 인하나 금리 인하 방식이든, 그 재원은 노동자 계급에 대한 착취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거품이 터지고 공황이 폭발하는 것을 노동자 계급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신용 경색이나 금융 위기가 실물경제의 불황이나 공황으로 폭발하지 않고, 자본주의 국가 개입과 구제금융에 의해 또 다른 거품으로 변형되고, 헤지펀드 등이 구제되고, 그 부담이 다시 노동자 계급에 대한 초과착취로 전가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거품이 빨리 터지고 공황이 폭발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오히려 공황은 자본주의가 얼마나 비합리적인 체제이고 왜 이런저런 방식으로 개량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고 사회주의에 의해 근본적으로 대체돼야만 하는지를 현실에서 입증하는 기회로 활용돼야 한다.
오늘날 세계경제 위기는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에 기인한 이윤율 저하 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난 세기말 이후 화폐와 주택의 상품화를 중심으로 한 금융화가 야기한 주가 거품과 주택 가격 거품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헤지펀드·사모펀드 등 투기적 국제금융자본은 이와 같은 금융 거품을 주기적으로 팽창시키고 또 폭발시키면서, 세계 노동자 계급으로부터 잉여가치를 빨아들여, 이제는 말 그대로 ‘금융 괴물’이 됐다.
따라서 공황기 노동자 계급의 이행기 요구에는 구조조정 반대, 해고 반대와 같은 생존권 요구와 함께, 화폐와 주택의 탈상품화와 ‘금융 괴물’의 해체 요구도 포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