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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 부패로 얼룩진 반동적 시장주의자

이명박이 아귀다툼 끝에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했다. 위장 전입, BBK 연루, 천호동 개발 특혜, 도곡동 차명 재산, AIG 특혜 등 끝없이 이어지는 추문과 의혹에도 말이다. 그는 정말 어디서 어떤 비리 의혹이 또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가 오물 범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현대건설 평사원으로 입사해 회장까지 오른 이 입지전적 인물이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명박 신화’는 군사정권에 유착해 노동자들을 쥐어짠 결과다.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 것도, 조선소와 발전소를 만든 것도 노동자들이었다. 이명박은 1991년 전쟁이 벌어진 이라크에서 노동자들이 철수하지 못하도록 막고 그들의 피와 땀을 갈취하기도 했다.

이명박은 또, 현대건설 회장을 지내는 동안 노조 탈퇴 강요, 노조원 납치·감금·폭행, 부당 전직 발령 등 무자비한 노조 탄압을 벌였다. 1988년 현대건설노조 설립추진위원장을 납치·감금한 사건은 한나라당 경선 기간에 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정치 노조, 강성 노조, 불법 파업을 없애겠다”며 틈만 나면 반동적 노조관을 온갖 망언으로 드러내는 이명박은 금속노조의 한미FTA 반대 파업을 극렬 비난한 반면, 비정규직 악법은 적극 지지했다.

이명박은 “정권이 바뀌면 친기업적 분위기를 느낄 것”이라며 부자들을 위한 감세를 거침없이 주장하고 있다. 박근혜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국가기강은 바로 세운다) 정책도 계승하겠다고 공언한다. 공기업도 “민영화할 수 있는 것은 빨리” 해버리겠다고 한다.

이명박은 “세계 모든 국가가 시장 원리 강화와 친기업적 정책을 최우선시[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미FTA 추진, 비정규직 확대 등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허구에 불과하다. 설사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그것은 ‘고용없는 성장’이고 끔찍한 양극화일 것이다.

그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을 보면 ‘개발 독재 불도저’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전락시킬 수 있는지 얼핏 알 수 있다.

몇 푼

이명박이 서울시장을 하는 동안 서울시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계속 늘었지만 기초생활보장기금 1백억 원 중 4년 동안 집행된 금액은 단 9억 원에 그쳤다. 2005년에 서울시는 급식지원을 받던 저소득층 자녀 1만 7천 명의 점심 지원을 끊었다.

“어려운 사람에게 돈 몇 푼 쥐어 주는 게 복지가 아니”라며 그 “몇 푼”마저 빼앗은 것이다.

이명박의 대표 업적으로 꼽히는 청계천은 아이들이 발 담그고 놀면 피부병이 생기는 반생태적 시멘트 연못으로, 노점상 2명의 죽음을 무릅쓰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인 결과였다.

또 그는 “강북을 ‘강남화’하겠다”며 집값을 들쑤셔 놓아 투기꾼들의 배만 불리고 집 없는 서민들을 점점 변두리로 몰아냈다.

아파트 개발 비리에 연루된 양윤재를 부시장에 임명하면서, 부패 척결을 내걸고 파업을 벌인 공무원노동자들은 대량 징계로 탄압한 것도 이명박이었다.

이명박은 2003년 지하철 연장 운행을 하면서 단 한 명도 신규 채용하지 않아 지하철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

“이명박 서브프라임”

이런 이명박을 전통적인 한나라당 정치인과 구분되는 “실용주의적 신중도”로 보는 오해와 착각이 많이 퍼져 있다. 그러나 이명박은 박근혜 못지 않은 ‘인간 한나라당’이다.
기회주의적 처신 덕분에 박근혜에 비해 덜 보수로 보였을 뿐이지 그는 친미 우파 차떼기 정당의 맞춤 후보다. 이명박은 박정희 생가를 찾아가 “조국 근대화에 대한 열정”을 칭송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빈둥빈둥 놀던 사람들”이라 비웃었다.

이명박은 한미 동맹을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중요한 버팀목”이라며 찬양하며, “외교력의 절반을 미국에 쏟겠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의 해법도 “한미 공조”라고 했다. 그는 국가보안법 폐지도 단호하게 반대한다. 강경 우익인 조갑제, 정형근, 전여옥 등이 그를 지지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같은 본색을 가린 채 중도적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고 쇼를 하다 보니, “부마 사태”, “광주 사태” 같은 본심 실토 ‘사태’가 쏟아졌던 것이다.

〈조선일보〉의 양상훈은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를 선택한 것은 경제로 치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한 것”이라고 말한다. 신화와 실체 사이의 커다란 간극 때문에 “고수익·고위험”인 것이다. 이명박에 대한 높은 지지율의 거품은 급속히 꺼져버릴 수 있다.

핵심 공약인 경부운하 계획은 벌써부터 위태로워 보인다. 이명박이 경부운하의 미래로 내세운 독일의 RMD운하는 전 독일 교통장관 하우프도 “바벨탑 이후 인류가 저지른 가장 무식한 건설사업”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경제부장 송희영조차 경부운하를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잡동사니 아이디어”라고 했다.

더구나 한나라당 경선 이후 분열도 봉합되기 힘들다. 박사모는 ‘경선 무효’와 ‘이명박 사퇴’를 외치며 ‘투혼’을 불사르고 있고, 박근혜도 속으로 칼을 갈고있을 것이다.

친미 우파 차떼기 정당의 맞춤 후보이며 오물 범벅의 시장주의자인 이명박이 믿을 것은 오로지 반노무현 반사이익뿐이다. 그러나 진정한 진보적 희망이 제시된다면 반동적 절망에 투자할 사람은 훨씬 적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