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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노동자적 이명박 ‘불도저’의 돌진을 저지하라

노회찬 의원은 “이제야 쥐의 얼굴을 한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답게 생긴 고양이가 정권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정말 이명박은 노무현처럼 괜히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는 빈말도 하지 않는다. 이명박은 분명하게 “경제가 성장하면 비정규직을 써도 괜찮다”, “수지가 안 맞으면 비정규직을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이명박은 노동자들이 “태안 사고 현장에서 자원봉사하는 기분”으로 일하라고 말했다. 대가를 바라지 말고 기업주의 이윤을 위해서 군말없이 봉사하라는 것이다. 삼성이 낸 사고의 대가와 고통을 어민과 자원봉사자 들이 치르는 것이 이명박은 너무 흐뭇했던 것이다.

이명박은 1년 반 동안 15명이 죽어간 ‘사돈’ 기업 한국타이어에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군소리가 나오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이명박에게 줄서기 바쁜 관료들은 이런 죽음이 ‘작업 환경과 무관하다’고 판정했다. 한국타이어 부품업체인 ASA에서 사측이 노조 회의를 도청해 온 것도 ‘자원봉사 않고 군말을 늘어놓는’ 것이 괘씸해서였을 것이다.

이런 이명박을 보고 기업주와 관료들은 과감하게 노조 탄압과 노동자 공격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랜드와 도루코는 노조 지도부를 대량해고했고, 재능교육은 노조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현대차 아산공장에서는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구사대 폭력 침탈이 있었고,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송파구청에서는 새해부터 비정규직 대량해고가 자행됐다. 서울교육청은 2년 전 연가 투쟁에 참가한 전교조 교사 71명을 강제 전보하려 한다.

올해는 비정규직 악법이 1백인 이상 3백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지난해의 무려 7배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나 외주화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노동부는 기간제 사용기간을 3년으로 늘리고, 파견제를 네거티브제로 바꿔 무한 확대하는 비정규직 악법 개악안까지 제시했다. 인수위는 일단 ‘유보’했지만 찜해 뒀을 것이다.
더구나 온갖 탈법·비리 자판기인 이명박이 ‘준법’을 들먹이며 집회·시위 자유도 파괴하려 한다. 최루액, 테이져건, 전기충격기 등을 이용해 시위 참가자를 공격하고 현장 검거하려 한다.

자원봉사

그래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무현 시대에 9백80명이 구속됐다면 이명박 시대에는 9천8백 명이 감옥갈 각오”를 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이명박은 막강한 잠재력이 있는 조직 노동자들을 한꺼번에 공격하기보다 각개격파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한 부문에 대한 공격이 전체 노동자에 대한 공격의 일부라는 것을 이해하고 부문의 벽을 넘는 연대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또 “무분규·무파업을 선언하면 혜택을 준다”는 “노사민정 대타협” 등을 이용해 투쟁의 발목을 잡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확고하게 투쟁에 힘을 쏟아야 한다.

노무현이 개발해 둔 사악한 ‘노동귀족론’도 인수할 것이다. 대기업 노조를 ‘기득권’으로 매도하며 공격하고 투쟁 자제와 양보를 요구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논리를 단호히 거부하며 조직 노동자들의 선도적 투쟁을 지지하고 그 힘을 전체 노동자·민중의 이익을 위한 투쟁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그 점에서 금속노조 기아차지부가 노조 이월금 중에 1억 9천만 원을 비정규직과 이랜드 투쟁 기금으로 낸 것은 고무적이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7월 초에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한미FTA 중단 등을 내건 파업 계획을 내놓은 것도 좋은 일이다. 물론 노동자 파업은 필요하면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주머니칼이 아니다.

그러므로 민주노총 지도부가 7월에 진정 큰 파업을 할 생각이면 지금부터 이랜드 투쟁 등을 승리로 마무리할 강력한 연대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이점에서 이석행 위원장이 “시도 때도 없이 도심에서 길막고 집회하는 것[을] … 반성해 봐야”(〈프레시안〉 인터뷰) 한다고 말한 것은 우려스럽다.

다가오는 반동의 ‘불도저’를 막을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 투쟁 등 부문을 넘는 노동자 연대와 강력한 투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