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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 유출 사태:
살인자 삼성과 범죄 은폐 정부

삼성중공업이 저지른 기름 유출 사고 이후 벌써 50여 일, 피해 지역은 지금 재앙으로 뒤덮여 있다. 태안은 물고기도 사람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됐다. 메스꺼운 기름 냄새는 여전히 코를 찌르고, 기름 덩어리들은 경기, 전남, 심지어 제주도 해안까지 떠밀려 갔다.

고래 일곱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고 46종의 어류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사람들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미 세 명이 숨졌고 ‘제4의 희생자’가 나올까 걱정일 뿐이다.

주민들은 텅 빈 쌀독을 보며 “굶어죽게 생겼다”고 울분을 터뜨리고 있고, 난방도 안 되는 냉골에서 잠을 청하는 노인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가해자인 삼성은, 이건희가 당장 태안으로 가서 주민들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며 바위 틈의 기름때를 닦아도 시원찮을 판에 지난 한달 반 동안 항해일지까지 조작하며 범죄 은폐에만 매달렸다.

정부, 언론, 검찰은 앞다퉈 삼성을 비호했다. 정부는 초동 대처를 엉망으로 해 피해를 키웠고, 삼성 범죄 뒤치다꺼리를 모두 자원봉사자들에게 떠맡겼다. 방제작업 관리는 여전히 엉성하기 짝이 없다. 사고 열흘 후에야 편성된 지원금은 기초생계비도 안되는 쥐꼬리였지만 이조차 아직 주민들 손에 한 푼도 가지 않았다.

언론은 ‘삼성’을 언급하길 꺼리며 쉬쉬했고 노무현, 이명박, 한나라당, 통합신당도 태안에 와서 방제복 입고 사진 찍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감히 삼성을 거론하진 못했다.

경찰은 삼성중공업 감독자들을 조사도 하지 않았고, 떡값검찰은 삼성의 ‘중과실’에 눈감고 면죄부를 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피해 주민들이 보상을 받으려면 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데다, 보상금액도 대폭 축소될 것이다.

검찰이 면죄부를 주자 삼성은 곧바로 기만적인 ‘사과문’을 발표해서 보상 책임을 발뺌하며 주민들을 우롱했다. 피해 증거를 수집해 유조선 측에나 알아보라는 것이다.

특별법

그러나 이번 사고의 책임은 명백히 무리한 항해를 밀어붙인 삼성에게 있다. 삼성 예인선은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바다에서 관제소 호출과 운항 레이더의 충돌 경고를 무시하고 돌진했다. 크레인을 연결한 예인줄이 끊어졌는데도 운항을 강행한 ‘정신나간 선장’ 뒤에는 삼성중공업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다.

삼성이 태안 바다와 어민들을 죽이고 있는 가해자고 살인자다. 범죄 은폐에 협력한 정부, 언론, 검찰도 모두 한통속이고 공범이다.

범죄자 삼성과 그 공범들에 대한 분노가 끓어 올라, 지금 태안은 ‘반삼성공화국’이나 다름없다. ‘청정바다 대학살자 말 없는 살인자 삼성은 보상하라’, ‘타살된 태안바다 삼성그룹이 살려내라’ 등 주민들의 분노를 담은 펼침막이 태안 곳곳에 걸려 있다.

지난 18일 태안 피해 특별법 제정 촉구 결의대회에서 주민들은 “삼성에 영업정지가처분 1백 년을 선고하고, 삼성 사장을 징역 1백 년에 처하라”고 외치며 삼성에 맞선 총궐기를 다짐했다.

1월 23일에는 4천 명이 상경해 집회를 열고 삼성과 정부, 검찰을 성토했다. 태안유류피해대책위 김진묵 위원장은 “삼성이 피해 주민들 앞에 나오지 않으면 반란이 일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은 서해 생태계와 주민들의 삶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필요한 모든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 정부는 민주노동당의 제안과 주민들의 요구대로 당장 정부가 선보상하는 특별법을 제정해 사지에 몰린 주민들을 살려야 한다. 나아가 환경 파괴를 비롯한 온갖 범죄의 우두머리 이건희를 당장 구속해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3일 상경 투쟁처럼, 정부·삼성·정치권·인수위 등을 직접 압박하는 대중 운동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삼성 이건희 일가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불법행위 진상규명 국민운동’이 이미 회의를 통해 뜻을 모았듯이 태안대책위와 협력해 태안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을 건설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방제작업에 1백20만 명이 참가했을 만큼 태안 사태에 대한 대중적 공분이 크다. 이들의 분노와 연대를 모아낸다면, 정부가 선보상을 하고 삼성에 책임을 묻도록 압박할 수 있다.

여기에 조직 노동자들의 참가가 중요하다. 친재벌 정책을 쏟아내는 이건희의 하수인 이명박은 “[태안에서] 자원봉사 하는 기분으로” 군말없이 일하라며 노동자들을 모욕했다. 그러나 조직 노동자들은 이건희를 단죄할 가장 강력한 주체다. 민주노총은 태안 주민들의 결의에 찬 투쟁에 연대하며 삼성의 환경 파괴 범죄에 맞선 투쟁도 과제로 삼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태안에 가 보니] 민주노동당이 선점했고 주도권을 잡았다”고 했다. 민주노동당은 태안 주민들과 연대 투쟁을 더욱 강화하며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운동권 정당’, ‘데모 당’이 자랑스러운 이름임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