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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노동자 파업이 친미국가를 뒤흔들다

지난 2월 17일 이집트의 가즐 엘마할라 방직 공장 노동자들이 호스니 무바라크 친미 정권의 종식을 요구하며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였다.

마할라 방직 공장은 중동에서 가장 큰 방직 공장이다. 최근 마할라 공장 노동자 2만 7천 명의 투쟁 때문에 무바라크 정부는 경제적 양보 조처를 취해야 했다.

마할라 공장 노동자들은 공장문을 박차고 나오며 “무바라크는 물러나라! 너는 정말 지긋지긋하다!” 하고 외쳤다. 노동자들이 나일강 삼각주에 도달했을 때, 지역 주민들 1만 명이 가세했다.

마할라 노동자 시위는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데서 시작됐다. 시위는 최저임금을 확정하는 국가임금위원회가 1980년대 중반 이후 처음 회의를 열기 전날에 벌어졌다.

이집트의 최저임금은 1984년 이래 6천 원으로 고정돼 있다. 그러나 그 사이 물가는 크게 뛰었다. 노동자들은 월 최저임금을 20만 원으로 올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좌파 활동가

공장의 좌파 활동가들이 비밀리에 이 시위를 조직했다. 사장들은 중무장한 경찰을 요청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공장문을 박차고 나가 경찰들을 물리쳤다.

어떤 노동자들은 빵을 손에 들고 거리를 행진하면서 “부자들은 닭과 비둘기 고기를 먹는데 우리는 왜 매일 콩만 먹어야 하나?” 하고 소리쳤다. 또 다른 노동자들은 무바라크 아들이자 그의 후계자인 가말 무바라크를 조롱했다. “가말 무바라크, 네 애비한테 우리가 그를 매우 싫어한다고 전해라!”

법외 방직 노조의 활동가인 카말 알파유미는 시위대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모든 이집트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정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부는 노동자와 농민 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돼야 합니다. 정부와 사장들이 독식해서는 안 됩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정부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이다. 지난 달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이 만든 국경장벽을 무너뜨리고 이집트 쪽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동안 무바라크 정부는 하마스 ― 2006년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승리한 저항운동 세력 ― 를 무너뜨리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에 호응해 국경을 통제해 왔다.

이집트 보안 군대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저항 투사들에 맞서 상황을 통제하려 했다. 이집트 폭동 진압 경찰이 팔레스타인인들을 구타하는 장면이 이집트 전역에 방송됐고 카이로 시내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무바라크는 한 발 물러서서 하마스와 협상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투쟁의 축이 다시 이집트 노동계급에게 옮겨갔다. 2월 17일 시위는 2006년 가즐 엘마할라에서 시작된 노동자 투쟁 물결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당시 마할라 노동자들이 보너스 지급을 둘러싸고 벌인 투쟁에서 얻은 성과는 철도 노동자, 간호사, 건설 노동자, 세무서공무원 노동자 등 다른 부문 노동자의 기준이 됐다.

2월 17일 시위는 이집트 노동계급 투쟁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 줬다. 예전에 마할라 노동자들은 먼저 자기 공장의 고유한 요구를 가지고 투쟁을 시작했고, 무바라크 정부가 노동자 편에서 사측에 압력을 행사해 주기를 바랐다.

반무바라크 구호는 현재 이집트 노동계급 운동이 정치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번 시위에서는 1977년 ‘빵 폭동’ 이후 최초로 거리 시위대가 전국적 요구를 외쳤다.

지금의 투쟁 물결은 2000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시작됐다. 그것은 2003년 3월 20~21일에 카이로 타히르 광장에서 열린 반전 시위로 연결됐다.

시위가 벌어진 광장 이름을 따 ‘타히르 인티파타’로 불리게 된 이 날 시위 덕분에 사람들은 무바라크 정부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벌릴 수 있었다.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맞선 저항이 변화를 바라는 중동 운동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카이로 반전 회의

카이로 국제 반전 회의가 2008년 3월 27일~30일에 열린다. 전쟁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이집트 활동가들이 매년 개최해 온 이 회의에는 국제 반전 운동, 노동조합 운동, 좌파 정당과 급진 정당, 민족해방 운동의 대표자들이 참석해 왔다.

이번 카이로 반전 회의의 특별 주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항의하는 국제적 캠페인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이다. 지난 1월 23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 수만 명이 이집트 국경을 넘어 오자, 이집트 경찰은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야당 활동가들 수백 명을 구속했다. 구속 사유는 이들이 카이로 도심에서 집회를 조직하려 했다는 것이었다. 무슬림형제단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운동의 지도자들이 이번 카이로 반전 회의에서 연설할 것이다.

2008년 카이로 사회 포럼은 오늘날 이집트 사회 운동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지금 이집트에서는 지난 30년을 통틀어 가장 큰 파업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이집트 노동자들은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임금 삭감과 노동조건 후퇴에 맞서 수십만 명의 노동자들이 파업과 시위에 참가했다.

노동자 세션에는 이집트 전역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참석할 것이다. 여기엔 최근의 대규모 파업 행동에서 지도적 구실을 했던 활동가들도 참석할 것이다. 그 밖에도, 대학 내 정치 활동의 자유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운동, 지주에 맞선 농민들의 저항, 여성 해방 투쟁에 관한 세션들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