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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노동자들이 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서다

이집트인 수만 명이 정부의 잔혹한 탄압에 맞서 역사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6일과 7일에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이집트에서 수십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대규모 투쟁이 일어났다.

보안군들은 대중 파업 투쟁을 피를 보더라도 막으려 했고, 결국 이집트판 ‘피의 일요일’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수만 명의 대중은 국가 탄압에 굳건하게 맞섰고, 이집트의 친미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의 대형 초상화를 박살냈다.

이번 운동은 물가인상과 저임금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마할라 노동자들의 항의 파업으로 시작됐다. 마할라 노동자들은 일요일[4월 6일] 아침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이집트에서 일요일은 일하는 날이다.

일요일에 출근하지 말고 검은 완장을 차고 이집트 국기를 게양할 것을 호소하는 핸드폰 문자 메시지가 전국적으로 돌았다.

무바라크 정부는 당황했고 나일강 삼각주 지역에 전투 경찰, 보안군, 집권 여당과 연관된 깡패 들을 대거 배치했다.

그들은 산탄총, 최루탄, 고무총, 전기총 등으로 무장한 채 마할라 공장을 포위했다.

그날 저녁에 노동자 대표들은 파업 행동을 취소하려 했다. 그들은 사장과 어용노조가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런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았다.

일요일 새벽 3시에 경찰이 공장 안으로 들이닥쳤고 업무 교대를 하고 있던 1백50명의 노동자들을 체포했다. 보안 요원들은 공장 안에 있던 모든 노동자들을 해산시켰다.

총격

이런 위협으로 파업은 무산됐고, 공장 안팎에서 노동자들과 경찰 사이에 대치 상태가 지속됐다. 그러나 오후 3시쯤에 마할라 마을 광장에서 항의 시위가 시작됐다. 약 7천 명의 노동자와 동조자 들이 물가인상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무바라크의 경찰이 발포했고 4명이 죽었다. 그 중에는 스무살 청년과 아홉살 소년도 있었다. 9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군중은 경찰 호송 차량을 공격했다. 경찰은 노동자들이 한가득 타고 있던 버스에 총격을 가했고, 버스에 불이 붙었다.

일요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거리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노동자들은 자기 마을로 후퇴했고, 보안군들에게 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사람들은 거리 바리케이트에 불을 질렀고 무바라크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가말 무바라크를 저주하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어린아이도 무자비하게 구타했다. 두 명의 파업 조직자를 포함해서 수백 명의 야당 활동가들과 무고한 시민들이 체포됐다.

이집트의 일부 작업장에서는 동조 파업 시도가 있었다. 카프르 엘다와르 노동자들의 파업 시도는 경찰 공격으로 무산됐다.

그러나 한 목격자는 생산이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아침 출근 직후와 오후 교대 직전, 이렇게 하루 두 번씩 시위를 벌였다” 하고 말했다.

2006년 마할라 노동자들의 점거 파업은 이집트 전역에서 일련의 파업 물결을 일으키는 촉매제 구실을 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마할라 공장의 요구가 전국적 요구로 확대돼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됐다. 지난 일요일 파업이 바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하루 파업이었다.

중대한 변화의 시작

이집트 민주화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카이로에는 긴장이 첨예하다. 사람들은 경찰이 마할라 노동자들을 잔혹하게 공격한 소식을 들었다.

“무바라크 정부는 총파업을 막았다고 주장한다. 비록 총파업을 호소하는 일부 노동자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마할라 노동자들의 공식 요구가 아니었다.

“정부는 승리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출근을 거부했고, 마할라 노동자들의 요구는 여전히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집트의 최대 야당인 무슬림형제단은 8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마할라에서는 월요일에도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마할라의 사회주의 활동가는 월요일 오후 4시쯤 2천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반정부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시위대열은 이윽고 5만 명으로 늘어났고, “가말, 니 애비한테 우리가 손 좀 봐 주겠다고 전해라” 하고 외쳤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이집트 혁명의 시작이라고 주장했고, 이집트판 인티파다[항쟁]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항의 시위들이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이번 투쟁으로 아랍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인 이집트에서 무언가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이집트 항쟁 목격자 증언

“마할라에서는 인티파다[항쟁]가 일어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인티파다다. 거리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사회주의 활동가

“많은 이집트 시민들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지지한다. 경찰이 노동자들을 공격할 때마다 주민들은 자기 집 문을 열고 노동자들이 대피하도록 돕는다.” 기자

“아이들이 ‘혁명이 오고 있다’고 외치면서 보안군 장교와 사병들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인티파다 때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