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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의 심장부에서 흘러나오는 세계경제에 대한 우려

지난 몇 년 동안 국제통화기금(IMF)의 주된 구실은 세계 자본주의를 찬양하는 것이었다. IMF가 예전처럼 각국 정부를 위협해서 긴축 재정 정책들을 실행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점점 더 힘들어졌다.

막대한 민간 자본이 이른바 “신흥 시장 경제들”로 유입되자 제3세계 국가들이 더는 IMF나 세계은행에 돈을 빌려달라고 굽실거릴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IMF는 [세계 자본주의의] 치어리더 구실이나 하게 된 것이다.

지금의 신용 위기가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해 10월까지도 IMF는 “최근에 세계경제가 1960년대 ─ 세계경제가 튼실하게 안정적으로 성장했던 마지막 황금기 ─ 보다 더 큰 안정성을 보여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IMF가 말을 바꾸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IMF가 6개월마다 발표하는 세계경제 전망의 최근 예측은 “민간 부문 경제학자들이나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동의하는 세계경제 전망보다 훨씬 더 우울하다.”

IMF는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에 거의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더 일반적으로 말해서, 선진국 전체의 경제성장률이 2007년 2.7퍼센트에서 2008년과 2009년 1.3퍼센트로 반토막 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세계 무역 성장세가 조금이라도 둔화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과 일본 경제가 모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런 둔화 추세의 핵심 동력은 IMF가 “[1930년대의 ─ 캘리니코스] 대공황 이후 최대의 금융 충격”이라고 부른 신용 경색이다. 신용 경색으로 “금융 체제의 핵심에 있는 시장과 기관 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것이 현재 금융 위기의 핵심 특징 가운데 하나다. 과거 신자유주의 시기의 경제 위기들은 체제의 심장부 밖에서 시작됐다. 예컨대, 1994년에는 멕시코, 1997년에는 동남아시아, 1998년에는 러시아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신용 위기가 미국에서 시작돼 확산되고 있다.

의존

사실, 많은 주류 경제 전문가들은 남반구의 경제 대국들 ─ 이른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 이 북반구를 경제 위기에서 구해 주기를 바란다. 특히, 미국과의 “연관에서 탈피”한 중국과 인도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서 세계경제 전체를 끌어 올려 주기를 바란다.

IMF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 대한 브릭스의 의존도가 전보다 낮아졌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 캘리니코스] [경제 위기가] 실제로 확산되고 있고, 선진국 경제가 둔화하는 동안에는 천천히 진행됐지만 선진국 경제가 침체하자 훨씬 빨라졌다.”

따라서 모든 것은 미국의 경기 침체가 얼마나 심각하냐에 달려 있다. IMF는 나름대로 독자적인 “하강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더 비관적인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 경제성장률이 2009년에 마이너스 2퍼센트를 기록하고 유럽도 2008~2009년에 마이너스 성장하고 세계 전체도 경기 침체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심각한 경제 불황을 촉진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신용 경색이 전면적인 신용 붕괴로 발전하는 것이다. IMF가 규정하는 신용 붕괴는 은행들이 단지 차입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보유 자금이 바닥나는 것이다.

사실, IMF는 지금까지 은행들이 거의 1조 달러를 날렸다고 추산한다. 그래서 은행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출을 대폭 삭감하고 있다. 영국주택담보대출협회는 올해 대출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악의 위기가 이미 끝났다고 말할 만큼 거의 무모한 전문가들도 있다. IMF 부총재 출신으로 지금 이스라엘은행 총재인 스탠리 피셔는 지난 달 월가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 구제가 위기의 “전환점”이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JP모건체이스가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지원을 받아 베어스턴스를 인수한 것이 세계 주식시장 붕괴를 저지했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결코 문제의 핵심이 아니었다.

신용 대출이 손쉬운 시기였던 2000년대 중반에 은행들이 마구 늘린 부실채권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런 부실채권이 세계 금융 시스템을 강타해서 마비시키고 있다. IMF조차 걱정할 정도라면 우리는 정말로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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