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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에서 민주노동당의 득표가 보여 준 것

민주노동당의 선거 결과에 대해 진보진영 내 평가는 대체로 ‘선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각 후보의 득표율 분석에서는 객관적 조건보다 ‘노력’이나 ‘실력’을 잣대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예컨대 한국민권연구소 문경환 상임연구원은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당선 유무를 떠나 득표율에서 천차만별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후보가 그동안 얼마나 실력 있고 유능한가를 보여 주었는가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체 선거 결과가 그랬듯이 지역구에서도 후보의 ‘능력’보다는 사회 전체 분위기와 지역의 선거 구도가 득표율에 훨씬 큰 영향을 끼친 듯하다.

예컨대 내가 직접 선거운동에 참가한 김인식 민주노동당 후보의 선거구인 서울 중구가 그런 대표적 경우다. 서울 중구는 손꼽히는 격전지였던 데다 진보를 표방한 민주당 후보 정범구 ‘효과’가 컸다. 정범구는 자신의 공보물에 전쟁과 파병 반대, 대운하 반대, 무상의료·무상보육 등을 내걸었고 김민웅, 오창익 같은 진보 인사들이 그의 선거 공보물에 지지 글을 실었다. 정범구는 TV 토론에서 열우당의 개혁 배신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그래서 ‘당선 가능성’을 고민하는 진보적 유권자들에게 그는 비록 민주당의 후보일지라도 찍을 만한 인물로 비쳤을 것이다.

나경원, 정범구, 신은경 등 유명 인사들 사이에 낀 무명의 정치 신인이라는 점도 김인식 후보의 득표율에 영향을 끼쳤다. 주류 정당들의 또 다른 격전지였던 동작구에서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가 평균 이하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득표율을 후보 자신의 ‘실력’과 직결시켜 평가하면 김인식 후보 같은 급진·좌파적 선거운동이 부적절했다는 논리로 연결될 수도 있다.

다소 낮은 득표율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후보와 민주노동당 득표율을 바탕으로 이명박의 ‘재벌천국’ 시대에 맞선 운동을 건설하려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