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이 티베트 연대 활동가들의 저지로 방해를 받고 있다. 티베트 연대 운동과 중국 제국주의의 만행에 대한 국제적 비판 여론 때문에 일부 정부들은 성화 봉송 행사의 수위를 낮추거나 정부 대표의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가를 취소·유보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장 오세훈은 이런 국제적 논란의 와중에도 보란 듯이 대규모 성화 봉송 축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티베트 학살에 침묵해 온 이명박 정부와 서울시가 올림픽 성화 봉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삼성 같은 국내 대기업들이 베이징 올림픽 붐에 큰 기대를 걸고 거액의 스폰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일 것이며, 중국 제국주의의 체면을 살려주려는 것이다.

원래 올림픽은 유치국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도구의 성격이 강했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을 이용해 고도 경제 성장의 모순을 감춘 채 중국이 강대국이 됐다고 자랑하고 싶어 한다.

또, 유치국들은 올림픽을 명분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삶의 터전에서 내쫓거나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곤 했다. 이번에도 중국 정부는 올림픽 시설을 건설하려고 1백40만 명을 보금자리에서 쫓아냈고, 티베트 학살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진보 인사에 대한 탄압을 강화해 왔다. 수많은 중국 인권운동가들이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다.

따라서 달라이 라마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언급하며 티베트 연대 활동가들이 베이징 올림픽을 방해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은 옳지 않다.

한국의 대표적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티베트 문제에서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문제다. 그런 점에서 일부 NGO와 진보신당 등 국내 여러 진보 단체가 속한 티베트평화연대가 서울시의 후안무치한 행사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다만, 항의 행동을 대안적 성화 봉송 행사(‘티베트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성화 봉송’)로 한정한 것은 아쉽다. 각국에서 성화 봉송 저지가 이어지고 일부 지배자들조차 불참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너무 미온적으로 보일 뿐 아니라 베이징 올림픽의 정당성에는 도전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주로 보수 단체들로 구성된 ‘북경 올림픽 성화 봉송 저지 시민행동’은 성화 저지 행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칫하면 우익들이 여론의 주목을 더 받으면서 진보 진영의 행사는 묻혀 버릴 수 있다. 티베트평화연대가 좀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저지 행동을 벌인다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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