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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대와 노동자 투쟁의 과제:
기업ㆍ땅투기ㆍ미친 소 프렌들리 이명박 불도저를 폐차시키자

이명박 자신도 말했듯이 그의 정부는 “지난 두 달 동안 ‘부자들이 모여 있나 보다’라는 인상만 줬다.” 이명박이 임명한 국무위원들의 평균 재산은 공식적으로만도 39억 원이었고 청와대 비서실의 평균 재산은 35억 원이었다. 한나라당 총선 후보들의 평균 재산도 31억 원이었다.

칼 마르크스가 지적했듯이 자본주의 국가는 부와 권력을 독차지한 “자본가들의 집행위원회”이다. 따라서 이런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에 ‘강부자’들이 들어선 것이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주저하지 않고 명확하게 재벌과 부자 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재산 3백55억 원의 최고 강부자 이명박 자신이 여기에 앞장서고 있다. 1백2명의 재벌·기업 총수들에게는 언제든 이명박과 통화할 수 있는(잘 때도 머리맡에 두고 잔다는) ‘MB폰’ 번호까지 전해졌다.

재벌·강부자들의 생생한 요구를 바로바로 전달받는 이명박이 추진해 온 정책들은 두 달 만에 한국 사회에 수많은 위기를 불러왔다. BBK·이건희 면죄부 특검이 보여 주는 사회 정의의 위기, ‘광우병 프렌들리’ 정부가 가져올 생명의 위기,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추진으로 나타난 평화의 위기, 백골단 부활이 상징하는 민주주의의 위기, 대운하로 대표되는 환경 재앙의 위기 등이 그것이다. 성적 우수 학생은 일반미에 후식까지 제공하고, 나머지 학생은 정부미에 후식도 없다는 청주 한 고교의 ‘우열반’ 급식이 보여 주는 교육 재앙의 미래도 끔찍하다.

무엇보다 친재벌·강부자 정부는 노동자·서민 삶에 위기를 안겨주고 있다. 경제 5단체가 제시한 2백67개 규제 개혁 과제는 노동자의 권리를 ‘살처분’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해고는 쉽게, 비정규직 확대도 쉽게, 최저임금은 올리기 힘들게, 유급휴일은 적게, 육아휴직은 어렵게, 퇴직금은 안 줘도 되게, 직장 내 성희롱 처벌은 어렵게, 장애인 의무고용은 안 해도 되게, 노조 활동과 파업은 어렵게 하자는 등 마치 밀린 숙제하듯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개악 요구 리스트에 멀미가 날 지경이다.

총선 이후에 이명박은 “가속을 내서 … 피부에 와닿는 결과를 나오게 하자”고 했다. 특히 “공공부문부터 먼저 변해야 한다”며 공공부문 사유화·시장화·노동자 퇴출을 서두르고 있고, 비정규직 기간제 3년 확대와 파견제 전면 허용도 추진하고 있다. 피부에 와닿다 못해 살갗이 벗겨질 정도다.

이명박은 이 같은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기업의 투자 확대를 낳고, 투자 확대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민생’이 나아질 거라고 한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30대 대기업의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종업원 수는 무려 20여만 명이나 줄었다.

제조업에서 경제성장률이 1퍼센트 증가할 때마다 고용이 증가하는 정도를 뜻하는 고용탄력성은 지난 7년간 계속 마이너스였다. 지난 7년간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70퍼센트나 증가했지만 임금 인상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한국의 연 평균 노동시간은 OECD 평균보다 5백80시간이나 더 많다. 이것은 경제와 투자가 성장해도 더 적은 수의 노동자가 더 힘들게, 더 오래 일하면서 임금은 별로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더구나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투자 확대와 경제 성장을 낳을지조차 분명치 않다. 노무현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 정책 속에서도 지난해 5백43개 제조업체가 투자하지 않고 쌓아 둔 사내유보금은 무려 3백47조 원이었다. 심화하는 세계경제 위기와 낮은 이윤율 때문에 기업주들은 투자를 꺼리고 있다. 그래서 기획재정부 장관 강만수도 “747은 정치적 구호였을 뿐이고 6퍼센트 성장도 어렵다”고 실토했다.

결국 이명박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은 서민 경제와 삶의 파괴만 낳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물가 인상이다. 지난 한 달간 MB 물가지수 관리품목 52개 중 44개의 가격이 올랐다. 등록금과 생필품 가격 인상을 주도하는 사학족벌과 통신 대기업, 다국적 석유·곡물 기업 등의 이윤은 건드릴 생각이 없는 이명박은 밀가루 값을 올린 CJ제일제당은 못 건들면서 애꿎은 자장면집 주인만 닦달하고 있다.

멀미

물가 인상 때문에 1천 원짜리 생필품만 파는 ‘천원숍’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40퍼센트나 늘었다. 반면 백화점 명품관 매출액도 20퍼센트나 늘었다.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의 재산은 평균 1억 6천만 원 이상씩 늘었고, 삼성 부회장 이학수는 주식 평가 차익으로만 8백44억 원을 벌었다. 8억 원짜리 차 벤츠 마이바흐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한다.

이명박 불도저가 출발한 지 두 달 만에 펼쳐진 ‘재벌천국 서민지옥’과 더불어, 이명박의 교육·의료 시장화는 ‘학원천국 입시지옥’, ‘병원천국 환자지옥’을 만들 것이다.

다행히도, 이명박 불도저의 엔진은 지지율이라는 기름이 떨어져 조금씩 덜덜거리고 있다.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지난 몇 달 동안 되려 떨어진 것이 바로 이명박의 지지율이다. 임기 초인데도 벌써 ‘레임덕’ 소리가 나올 정도다.

물론 브레이크가 고장난 이명박 불도저는 계속 돌진하고 있다. 더구나 차떼기 2중대인 친박연대, 아프가니스탄 파병과 광우병 쇠고기 개방 등의 물꼬를 튼 장본인인 민주당, 대선 때 “쇠고기 개방 반대는 미국 축산업자 차별”이라고 했던 창조한국당 등으로 채워진 국회가 이명박 불도저를 막을 리는 없다. 세 당은 모두 비례후보 공천 비리를 저질렀다.

이명박 불도저가 덮치고 공격하려는 노동자와 ‘88만원 세대’ 청년·학생의 단결과 투쟁만이 불도저를 막아낼 수 있다.

따라서 ‘철도와 가스와 전기를 끊는 투쟁’을 경고했던 민주노총의 6월 말~7월 초 총력 투쟁은 반드시 강력하게 건설·실행돼야 한다. 협상보다 투쟁에 분명한 무게중심이 있어야 하고, 각개 약진이 아니라 힘의 집중을 추구해야 한다. 민주노총의 팔다리라고 할 수 있는 주요 대형노조 노동자들이 투쟁에 앞장서야 한다.

MB폰 번호도 없는 노동자·서민 들은 오로지 강력한 시위·집회·파업을 통해서만 우리의 생생한 요구와 목소리를 이명박의 귀에 들리게 할 수 있다. 정규직·비정규직·청년 학생 들의 ‘단결·투쟁 프렌들리’ 전략만이 재벌과 강부자들이 꼬불쳐 둔 막대한 돈을 빼앗아 그것을 서민 경제와 삶의 개선을 위해 쓰도록 강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