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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조 토르나 위원장의 편지: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싸워 주세요”

5월 2일 이명박 정부는 이주노조 토르나 위원장과 소부르 부위원장을 불법·폭력 연행했다. 출입국보호소에서 단식 투쟁중인 토르나 위원장이 〈맞불〉 독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축약해 싣는다. 이 편지의 전문과 토르나·소부르의 인터뷰는 〈맞불〉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요새 서울까지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한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 한국은 인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것 같다. 이주노동자를 잡아 가두고 표적 단속하고 범죄자 취급하는 인플루엔자 말이다. 이곳에서 강제퇴거 명령서를 읽었을 때 무척이나 모욕적이었다. 한국 정부는 거기에서 나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었다. 씁쓸한 일이다. 오히려 나는 한국이 국제적으로 비난받는 나라가 되지 않게 하려고 애써왔다.

이곳의 생활은 너무나 힘들다. 처음에 며칠은 너무나 절망적이라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다행히 한 국면은 넘겼고 나는 이제 조금 안정을 되찾았다.

다함께 동지들, 그리고 연대단위 동지들, 조합원 동지들 모두 되도록이면 보호소나 감옥 같은 곳에 갇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곳, 보호소나 감옥은 갇혀 있는 사람들을 포기하게 만들고 절망스럽게 만들고 사기를 꺾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특히 보호소는 사람들이 포기하고 떠나게 만드는 곳이다.

보호소에서 TV를 봤는데 이주노동자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있었다. 언론은 항상 안산, 안양 두 군데 이야기를 한다. 우리 이주노동자들이 한 좋은 일들, 선한 일들은 다루지 않는다. 딱 두 가지 사건만으로 나쁜 사람 취급한다. 언론에서는 한국에서 오래 체류하고 일했던 사람들이 문제이고 범죄를 일으키기 쉬운 사람들이라고 한다. 억울하고 모욕적인 일이다.

얼마 전 서울시청 앞에서 벌어진 중국유학생들의 난동 사건 뒤 이곳에 중국인 이주노동자들이 매우 많이 잡혀 들어온다. 왜 아무 상관이 없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중국인 이주노동자들을 잡아 가두고 있는가.

연대단위 동지들과 많은 동지들이 이런 일들에 대해 알렸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이주노동자 쟁점에 헌신적이었던 ‘다함께’ 동지들에게도 안부를 전하고 싶다. 내가 비록 네팔로 강제출국 되더라도 계속해서 연락을 하고 국제적 연대를 이어나갔으면 한다. 네팔에서도 나는 ‘다함께’ 회원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다함께’ 회원들도 이제까지처럼 헌신적으로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싸웠으면 좋겠다.

이주노조 소부르 부위원장 인터뷰

출입국관리소 쪽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그 사람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 불법체류한 것이 범죄라고 하길래 불법체류는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보다도 미약한 문제다. 우리는 사람이고 먹어야 한다. 그리고 먹기 위해서 일했다. 먹고 사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다. 먹고 사는 것 아래에 법이 있다. 일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 범죄가 아니다.

2003년 고용허가제라는 또 다른 노예제도를 만들면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불법취급하지 않았으면 우리는 2~3년 일하고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돌아갈 수 없었다.

많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두 가지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일하면서 생기는 문제다. 거의 대부분이 임금체불을 겪는다. 12시간 일하고 한국사람들이 2백만 원 받을 때 우리는 1백만 원도 못 받았다. 그마저도 체불된다. 산업재해를 당해도 돈을 받지 못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단속이다. 단속 당하다가 다치고 죽고 끌려간다.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임금체불 문제 같은 것은 자신들이 해결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더라. 나는 물었다. 도대체 몇프로? 1프로? 5프로? 10프로? 나는 다 지켜봐 왔다. 알고 있다. 보호소에 있다가 출입국관리소에서 체불임금 받아 준다고 거짓말해서 기다리지 않고 그냥 나라로 갔다가 결국 한 푼도 못 받은 사람들도 무수히 많다.

이런 것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런 고통을 없애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다. 우린 권리가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우리가 하는 것이 범죄가 아니라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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