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5호 〈맞불〉의 흉악 범죄에 대한 존 몰리뉴의 칼럼은] 관심 있는 분야라서 눈을 더 크게 뜨고 읽어 봤습니다. 마르크스주의자라면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지에 관해 언급한 귀중한 자료인 것 같군요.

그러나 지나친 단순화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타고난 악마는 없다는 점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흉악 범죄가 드물다는 건 사실과 다릅니다.

또 소외와 억압, 착취가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이것만이 사회구조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심리학적 차원에서 본다면, [범죄를 저지르는] 다중 인격이 일부 사람들에만 국한된 특별한 현상이 아닌 보편적인 현상이란 걸 먼저 인식해야 합니다.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는 교육 체계와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자신의 인격을 분화시키는 일련의 과정들 등이 구체적인 원인 분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착취, 소외 등] 객관적인 결핍은 노동계급에게 일어나고 있지만, 흉악한 범죄의 가해자는 부르주아 계급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일례로, 미국의 가톨릭 재단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일어난 성범죄들이 그것입니다. 워낙 많이 일어났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은 1980년대에 신부들이 고아원의 [남자·여자] 아이들을 상원의원들에게 상납한 일도 사건입니다.

흉악 범죄 가해자들은 지배계급이 의도적으로 양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모든 가해의 책임을 이들 개인 몇몇에게 물리고 있지요.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으며, 오히려 이 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준다고 호도하면서 말입니다.

애매한 만능 단어 몇 가지로 쉽게 설명하려 할 때 오히려 이 분석은 진지한 고민마저 방해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