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과 경찰·검찰은 “촛불집회가 불법 폭력 시위로 변질”됐다며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배후설이다. 평화로운 촛불은 괜찮지만 거리 시위는 배후에 의해 조종되는 의심스런 움직임이라며 둘을 분리시키고, 거리 시위를 고립시키려는 시도다.

그러나 거리 시위가 시작되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집회 전문 배후세력”에 의해 촛불집회가 변질됐다는 경찰청장 어청수의 말이 새빨간 거짓임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분노의 자생적인 폭발이었다. 5월 2일부터 24일까지 3주 동안 외쳤건만 미친 소 귀에 경 읽기 같았다. 한 30대 회사원의 말처럼 “그러니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청와대로 가자’고 하는 게 아닌가.” 대중의 자생적 행동은 여느 시민·사회단체와 조직 좌파들보다 앞서 나갔다. 멋진 거리의 정치를 연 것이다.

‘미안하다. 미친 소 수입 강행한다’는 요지의 대국민 담화는 결정적 계기였다. 사람들은 이제 청계광장에만 앉아 있을 수 없고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화제가 시위로, 촛불이 들불로 번지는 현상”의 배후는 국민 요구를 외면하는 청와대였다.

경찰 폭력은 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나흘 만에 경찰은 거리 시위 참가자 2백여 명을 연행했다. 정당한 요구가 방패로 찍히고 경찰차에 갇히는 것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바뀌지 않은 경찰의 본질을 깨닫고 있다.

민주주의는 교과서에나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거리는 급진 정치의 학습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