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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탄탄대로를 걷게 됐는가

부시는 탄탄대로를 걷게 됐는가

사라 장 - 시카고 지역 반전위원회 활동가

미국 중간 선거 뒤 공화당 대변인들과 전 세계의 언론들은 이번 선거가 집권 공화당의 승리고 조지 W 부시의 대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떠들어댔다. 중간 선거 결과는 과연 공화당의 승리인가.

부시에 반대하는 전 세계 많은 반전 운동가들은 공화당의 상원 장악과 선거에서의 약진을 보고 실망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속을 들여다 보면 선거 결과가 대다수 미국인들의 정서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선거는 39퍼센트의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그 중 단 20퍼센트만이 공화당에 표를 던졌다. 많은 언론들이 이번 선거의 문제점으로 미국인들의 “무관심”을 들었지만 ― 저조한 투표율 ― 대부분의 곳에서 기존 세력과 다른 정치적 대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투표율 저조는 너무나 당연했다. 또, 이번 선거는 공화당의 돈잔치였다. 언론은 소수 정당 정치인들은 소외시켰다. 미국 내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 총 10억 달러(약 1조 2천억 원)가 쓰였는데, 특히 공화당은 2억 9천8백만 달러의 하드 머니[특정 선거의 특정 후보에게만 제공하는 정치 자금]를 받았다. 게다가 그들은 자신들이 뒤를 봐주는 기업주들과 부자들에게 2억 2천2백만 달러의 정당 헌금을 더 받았다. 이번 선거에 사용한 선거 비용은 4년 전에 열린 중간 선거보다 3퍼센트나 더 늘었다.

공화당의 선거 승리에 “공헌”을 한 민주당

지난 대선에서 녹색당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랠프 네이더는 민주당의 참패를 이렇게 비꼬았다. “나는 민주당이 내가 예상한 것보다 (선거에서) 너무 잘 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벌써 오래 전에 조지 W 부시를 비판하지 않고도 공화당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아주 이상한 선거 전략을 세웠다.” 민주당 당원이자 상원 다수파 지도자 톰 대슐은 “우리는 (국민들에게) 너무나 강한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상대로 싸워야 했다.” 하고 말하며 민주당의 패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 누구의 설명보다도 공화당 대변인의 이 한마디가 민주당의 패배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어떤 이슈도 내세울 것이 없었다.”

사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올해 9월, 9·11 테러 1주년 기념식 즈음에 있은 갤럽 여론 조사에서도 여론 조사 참여자의 50퍼센트가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46퍼센트로 민주당에 뒤지고 있었다. 경제 상황 악화, 실업률 증가, 건강 보험 개악 등은 부시와 집권 공화당에 대한 미국인들의 환멸을 불러일으켰다. 10월 26일에는 20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미국 전역에서 열린 반전 집회에 참가해 부시의 대외 정책을 강력히 반대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부시를 비판하기는커녕 부시의 전쟁 광기에 함께 참여하면서 자신을 공화당과 차별화하는 데 실패했다. 민주당의 태도가 그들의 자멸을 가져온 것이다.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 샌프란시스코의 민주당 의원 낸시 필로시나, 이라크 전쟁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놓고 벌어진 투표에서도 전체 하원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바바라 리가 80퍼센트의 지지율을 보이며 당선한 것은 미국 국민들이 부시의 정책에 도전하는 대안을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 작년 선거보다 두 배가 넘는 후보를 내고 선거 활동을 벌인 녹색당은 전쟁 반대와 선거 개혁 등의 정책을 내세워 미국 전역에 69명의 후보를 당선시켰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해 앞으로 연방 정부의 정책 결정을 주도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에 대한 환멸, 지속되는 경제 위기에 대한 미국인들의 분노가 정책 결정의 책임을 맡을 공화당에게 집중될 것을 뜻한다. 10월 말 벌어진 대규모 워싱턴 반전 시위의 주요 조직자인 ANSWER는 2003년 1월 19일에 제2차 전국 반전 시위를 하기로 결정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부시의 이라크 전쟁 준비안에 불과한 “평화적” 무장 해제안에 손을 들어준 이상, 전쟁은 언제 시작될지 모른다. 그러나 미국에서 부시에 반대하는 투쟁 또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제1차 반전 시위를 통해 지역 단위의 캠퍼스 반전 위원회와 지역 반전 위원회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부시의 전쟁 야욕과 노동자 계급에 대한 공격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