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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기고:
한 여고생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서

월요일에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나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안양의 고3 여학생이 5일 자정쯤에 집 근처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렸다는 것이다. 유서의 내용으로 봐 이 학생은 7·5 촛불대행진에 참가했고 이명박 정부와 담임선생님에 대한 불만이 많아 보였다.

지인의 말을 들어보면 이 학생이 기초생활수급자란 것에 대해 담임이 평소 모욕을 줬다고 한다. 유서내용을 봐도 담임을 원망하는 내용과 “현실도피”, “사회부적응”이란 말이 있다. 그동안 몇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고도 한다.

무엇이 이 여학생을 자살로 몰아간 것일까? 입시지옥을 견디지 못했을까, 빈곤을 견디지 못했을까, 그것도 아니면 담임 때문이었을까? 같은 고3, 아니 같은 한국의 학생으로서 모든 것이 문제라 말하고 싶다. 무한경쟁의 입시지옥은 이명박 정부의 미친 교육정책으로 극으로 치닫고 있고 우여곡절 끝에 20대가 되더라도 ‘88만 원’이라는 비정규직의 꼬리표만이 우리를 기다린다. 더욱이 우리는 하소연할 곳이 없다. 학교 선생님들이 나서서 우리를 경쟁에 몰아넣고 있는 데다 우리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대학에 보낼 상품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생명이 죽었다. 꽃피우지도 못한 채로. 이런 사회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핀란드나 프랑스 같은 교육제도를 도입한다면 간단히 해결된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와 보수세력은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 우리의 ‘마지막 잎새’가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