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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금강산 비극, 일본 군국주의 묵인ㆍ방조:
이명박은 책임지고 물러나라

이명박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촛불이]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G8 회담에서 조지 부시도 이명박의 등을 토닥이며 “인생이라는 게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며] … 어려움을 겪은 게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물론 이명박은 이런 헛된 기대에만 매달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촛불 끄기에 나섰다. 공안 탄압·촛불 원천 봉쇄가 잇따랐다. 촛불의 진실을 대변한 MBC 〈PD수첩〉에 대한 탄압과 조중동 반대 네티즌에 대한 가택·직장 압수수색까지 벌어졌다. 떡값검찰이 촛불 짓밟기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시식·홍보 행사도 이어졌다.

만약 촛불이 이명박과 조중동의 주장처럼 “전문 반미시위꾼”들이 퍼뜨린 “괴담”에 의한 “정보전염병”이라면 이렇게 끌 수도 있을 것이다. 경찰과 한나라당은 최근에도 “한국진보연대 등이 치밀하게 촛불시위를 기획하며 선량한 시민들을 선동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 인터넷에서 번져간 정부·정책 비판 글들은 대중적 촛불 저항의 방아쇠 구실을 했을 뿐이다. 촛불의 주된 원인은 경제 위기 속에서 커져가는 서민의 고통과, 우파 정부와 미친 정책들에 대한 분노다. 그리고 이것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따라서 촛불은 공안 탄압 속에 한동안 작아졌어도 꺼지진 않았다. 오히려 두 달이 지나면서 촛불은 이미 더 광범한 정책들과 정부 자체에 대한 반대로 변모·발전해 왔다. 더욱 급진화·정치화하고 있는 것이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 내에서도 이명박 퇴진을 의제에서 제외하려 하거나 쇠고기 재협상 요구만으로 의제를 협소화하려는 온건파들의 시도는 쉽게 관철되지 않고 있다.

반면, 이명박 퇴진을 전략적 목표로 삼고 고물가 규제·비정규직 반대 등으로 의제를 더 확대하자는 강경파의 주장은 작지 않은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더구나 최근 금강산 피살 사건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보여 주듯이 이명박 정부는 곳곳에서 지뢰를 밟고 있다. 이명박과 조중동은 ‘독도 괴담과 독도 촛불’로 번질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

자연히 우파는 금강산 사건을 이용해 촛불에 찬물을 끼얹으려 할 것이다. 물론 ‘다함께’는 국민의 생명을 내팽개치고 군홧발로 짓밟는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듯이, 무고한 비무장 관광객을 살해한 북한 당국에도 반대한다. 한반도에서 냉전 체제 유지에 공모해 온 두 국가 중 어느 쪽도 민주주의와 아무 관계가 없다. (5면의 관련 기사 바로 가기)

특히 이명박 정부는 지지율이 통치 불가능 수준인 20퍼센트대로 고정됐을 정도로 국민 대중의 불신을 받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의 대통령 불신임 투표를 정부가 한사코 저지한 것도 가결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명박은 이제 더는 ‘불도저’가 아니다. 〈조선일보〉 사회부장 최보식도 “촛불이 쏟아져 나오자, 이 불도저는 스톱했다 … 당초 우리가 그를 [불도저라고] 잘못 봤는지 모른다”라고 했다.

한나라당 홍준표도 “쇠고기 촛불이 꺼지더라도 공기업 개혁을 시작하면 촛불이 또 등장할 것이고 정부의 역점적인 과제들과 시책들에 대한 반대 촛불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우리는 8월 초, 평화와 민주주의 파괴의 세계적 우두머리인 조지 부시의 방한 반대를 위해 촛불을 더 높이 치켜들어야 하고, 이후에도 촛불의 불씨를 살려나가야 한다.

그래서 경제 위기의 고통과 미친 정책에 대한 분노가 더 크게 폭발할 다음 기회를 대비해야 한다. 〈조선일보〉도 “숭례문 화재 때 당국은 불길이 잡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안에 남아 있던 불이 숭례문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 아직 국민의 마음속에 불씨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 때까지 촛불의 불씨를 지켜 나가자.

진정한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촛불

이명박은 국회 개원 연설에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인터넷의 발달로 대의정치가 도전받고 있다”며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숭고한 기관”이라고 했다.

촛불 운동 내에서도 온건파들은 ‘제도권 수렴’을 말해 왔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과반수인 강부자 국회가 대다수 서민의 이익과 목소리를 대의한다고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도 “대의제 정치에 대한 기대가 약할 때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거리의 정치”라고 했다.

이 때문에 한 달 반 만에 가까스로 문을 연 18대 국회의 앞날은 여전히 어둡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한나라당 내 친박 세력 들 간에 계속될 아귀다툼도 18대 국회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18대 국회는 대체로 이명박의 미친 정책들을 뒷받침하는 거수기 노릇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모든 법안이 8개월 안에는 직권상정 등을 통해 자동으로 본회의를 통과하는 법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다수당인 한나라당만 지지하면 온갖 개악 법안들이 자동 통과된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신자유주의적 개악 자체에 반대하지 않고 그 속도와 방법에만 반대할 뿐이지만, 한나라당은 민주당과의 사소한 다툼도 거추장스러워하는 것이다.

따라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박원석 상황실장의 지적처럼 앞으로도 “국가와 시민사회가 길거리에서 정면충돌하는 양상이 구조적으로 일상화”될 것이다. 진정으로 서민의 이익과 목소리를 대의·대변하는 정치적 대안은 거리의 촛불 속에서 발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