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저명한 마르크스주의자이며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중앙위원인 크리스 하먼이 세계 경제 위기와 전망에 대해 다함께 국제팀의 C.J.박에게 말한다. [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편집자가 첨가한 것이다.

침체의 여러 요소들이 갖춰져 있음은 명백하다.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을지는 예측 불가능하다. 3천~4천 개의 다국적기업과 1백50여 개 정부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할지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단지 침체뿐 아니라 이중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발 경기 침체가 한 편에 있고 중국에서 발전하고 있는 위기가 다른 한 편에 있다.

두 위기는 서로 연결돼 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자본주의는 전반적으로 매우 느리게 성장했다.

일부 지역의 경제가 이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긴 했어도 전체적인 성장률은 낮았다.

그런 상황에서 1990년대 중후반에 미국 경제가 갑자기 호황을 겪었다. 중국도 성장을 거듭하면서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점점 커졌다.

그러다가 미국 경제가 2000년에 위기에 빠졌고, 거품을 키움으로써 그 위기를 해소하려 했다.

미국은 약 6년 동안 이렇게 거품을 통해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 그동안 중국은 계속 성장했다. 그러다가 미국은 거품이 꺼지면서 현재의 위기를 맞았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계속돼 온 성장세는 세계 도처에서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자본주의 체제로서는 다음 사항이 문제다.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미국의 중앙은행] 의장 버냉키는 또 다른 거품을 유발하려 한다.

그러나 이 두 번째 거품은 이제 물가 상승이라는 문제에 봉착했다.

그러자 갑자기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지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 됐다. 중국은 이미 금리를 올리는 중이다. 그래서 혼란이 극대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추락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상황이 지배계급을 불안정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또한 침체와 물가 상승의 조합은 자본가들에게 끔찍한 시나리오다.

한국에서 [IMF 경제 위기를] 경험해 봐서 알겠지만 경기 침체만으로는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할 수는 있어도 6개월 정도 지나면 분노가 사기저하로 이어진다.

그러나 물가가 상승하면 노동자들은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더라도 사용자에게 가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된다. 농민들은 절박해진다.

도시 빈민이라면 동네 빵집에서 빵 가격을 두 배로 인상할 경우 빵집에 항의할 것이다.

모든 것이 불안정해지며, 바로 그런 불안정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부 나라 지배계급에게는 지금이 1974~75년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이다.

중국이 위기의 세계 경제에 구원 투수 구실을 할 수 있을까?

중국 경제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데, 자본 축적 속도가 특히 높으며 호텔과 상점 등의 건설 수요가 많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달러로 환산한 중국 경제의 규모는 기껏해야 독일 경제와 비슷한 정도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 구실을 하기에는 불충분하다.

또한 중국이 앞으로 몇십 년이든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사람들은 1996년에도 한국이 계속 성장할 거라 말했고 1990년에 일본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했다. 그러니 섣부른 단정은 금물이다. 만약 중국이 향후 20년 동안 계속 성장한다면 한국 경제를 위해 수요를 늘려 주겠지만 [중국이 계속 성장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1930년대 대공황과의 차이

현 상황이 [1930년대] 대공황과 다른 점은, 내가 보기에 매우 중요한 것인데, 미국 경제가 그 이상 추락할 수 없는 안전판을 군비 지출이 마련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오늘날 대자본들이 1930년대와 같은 대공황의 파괴력을 잘 알기 때문에 여러 수단을 동원해 그러한 공황을 방지하려 들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나는 대공황보다는 일본[의 장기 침체]과 비슷한 시나리오를 예상한다. (점쟁이로 오해받을까 봐 장담은 못 하겠다.) 일본은 1991년까지 세계 2위의 경제 초강대국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일본을 오늘날의 중국과 똑같이 바라봤다.

그러나 오늘날 서방 세계에서는 일본이 여전히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임에도 아무도 일본을 거론하지 않는다. 근 16년 동안 일본은 정체와 1퍼센트 성장을 거듭했다.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고 전 지구적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미국이 똑같은 일을 당한다면 엄청난 굴욕일 것이다.”

급진 좌파의 임무

이런 경제 위기에 직면해 전 세계 급진 좌파[시장경제에 타협하지 않는 좌파를 가리킴]는 두 가지를 해야 한다. 먼저 우리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관해 얘기해야 한다. 우리는 식량 위기의 원인을 알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추악하다. 사람들이 굶주리는 판에 식량으로 자동차 기름을 만들고 있다. 미 의회는 미국 농가들이 옥수수로 자동차 연료를 만들도록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죽었다. 이는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합친 것보다 더 큰 범죄다. 이런 것이 자본주의의 논리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의 원인을 자본주의로 설명하고 사회주의를 그 대안으로 제시해야 한다.

둘째, 우리는 모든 형태의 저항에 참여해야 한다. 급진 좌파가 단 한 명도 없는 세상에서도 시위와 파업과 폭동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폭동의 표적을 소수 인종이나 이민자 등에게 돌리려는 사람도 항상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 6개월 동안 세계 각지에서 식량 폭동도 있었지만, 또한 이탈리아에서 로마[집시의 일부]들을 겨냥한 폭력도 있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짐바브웨인들이 공격받기도 했다.

그래서 급진 좌파는 개입해야 한다. 운동에 개입할 때 급진 좌파는 물가 상승이 노동자들로 하여금 싸우게 만들고 그들에게 일체성을 부여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한편, 투쟁 속에서 노동자 이외의 집단을 위한 요구들도 제기해야 한다.

가령 남아공 노동자들은 직장이 없는 도시 빈민들을 위한 요구도 함께 제기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활동을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과 연결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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