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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파업’을 택한 현대ㆍ기아차 노동자들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에서도 현장조합원들이 노조 지도부와 사측의 잠정합의안을 압도적으로 부결시켰다.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를 분열시키려 했던 현대 재벌에게 현장 노동자들이 통쾌한 펀치를 날린 것이다. 이를 보고 주류 언론들은 ‘도대체 얼마를 더 달라는 거냐’, ‘귀족노조의 오만과 이기주의’ 등 온갖 비난과 마녀사냥을 했다. 그러나 과연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이 ‘배부른 귀족’이라서 20년 동안 매년 파업을 하는 걸까? 왜 파업을 하는지 지배자들과 주류 언론은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자동차 노동자들은 주야 맞교대로 일한다. 점심시간과 교대시간을 빼고는 컨베이어벨트에서 한시도 떨어질 수 없다. 특히 심야노동의 고통은 끔찍하다. 자신이 일을 하는 것인지 컨베이어벨트의 부속품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다. 이런 야간노동을 30년씩 하게 되면 수명이 10~15년씩 단축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지 오래다. 이렇게 일하다 보면 가족관계도 정상적이지 못하다. 주중에 아이들 얼굴 한 번 보며 대화할 시간조차 없다. 그래서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야간노동 철폐는 정말이지 꿈과 희망이다. 따라서 금속노조 차원의 강력한 공동파업이 필요했다.

야간노동 철폐

그런데 아쉽게도 금속노조 차원의 강력한 투쟁을 조직하지 못했고 현대·기아차조차 공동투쟁을 조직하지 않고 협상으로 사측의 양보를 얻으려 했다. 유감스럽게도 현대·기아차 노조 지도부는 노동조건이 후퇴되고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주간연속2교대 안을 합의해 투표에 부치는 잘못을 저질렀다.

이런 지도부의 파업 회피와 잘못된 합의에 현장 조합원들은 역대 최대의 부결로 답했다. 추석을 코앞에 둔 시점에 수백만 원의 일시금 지급이라는 유혹도 뿌리치고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은 당당하게 투쟁을 선택했다.

야간노동 철폐와 물가인상을 뛰어넘는 임금 인상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현대·기아차 지부의 강력한 공동파업이 필수적이다. 특히 금속산업의 중소사업장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함께 걸고 공동파업에 나서야 한다.

〈한국일보〉는 이번에 열을 올려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을 비난하더니 “더 큰 해악은 … 다른 업종과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고 썼다.

그렇다!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의 투쟁은 더 많은 산업과 업종에서 야간노동 철폐와 실질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