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의 청소년 학대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3월과 10월 ‘진단평가’, ‘학업성취도평가’라는 이름의 일제고사가 진행됐다. 일제고사는 전국 학생들이 동시에 똑같은 문제로 시험을 보는 것이다.

원래 진단평가란 교사가 가르치기에 앞서 학생을 이해하기 위해 자기 주도적, 창의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며, ‘학업성취도평가’는 국가교육과정의 현장 적합성 등을 점검하기 위해 일부를 표집해 시행하는 연구 목적의 평가다.

따라서 ‘일제고사’는 법적 근거도 없는 권력 집단의 월권행위이며 청소년에 대한 권력형 ‘테러’다. 그들이 사용하는 ‘진단평가’니 ‘학업성취도평가’니 하는 용어는 일제고사가 가진 음모를 덮기 위한 기만적인 수사로서 대국민 사기극의 대본에 불과하다.

청소년들은 이에 저항했다. 전국 수백의 학생들이 다양한 형태로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가거나, 일부러 결석했다. 이들이 교육당국에 의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할 것이다.

시험 감독을 거부한 초등학교 교사 6명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오히려 교육의 원칙을 지킨 공로로 한국 교육사에 그들의 이름을 길이 새겨야 하지 않을까? 진보운동 진영은 징계 대상 교사들을 지지하고 연대할 필요가 있다.

무릇 ‘학력’이란 성적이 아니라 잠재력과 학습 동기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일제고사가 많은 학생들에게 자기존중감을 상실하게 하고 열패감을 주며 학습 의욕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학습 자체에 혐오감을 주고 있다면, 이는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일제고사가 노리는 것은 학교의 학원화·시장화다. 모든 지역, 모든 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를 단순 지식으로 서열화해 끝없이 경쟁시킨다. 비판적 안목과 창의적 사유를 몰락시키고 사회 불평등에 대한 자발적 납득을 더욱 강고히 하는 것이다. 돈과 더불어 교육이 인간을 차별하고 불평등을 합리화하는 주요한 근거가 돼 간다.

이런 사회를 원치 않는다면 일제고사 폐기 투쟁에 모두 나서야 한다. 최근 수구 단체들이 전교조를 이적단체로 고발했다. 적반하장이다. 과연 누가 이 사회의 ‘공공의 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