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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에 울려 퍼진 ‘부당징계 철회, 공정택 퇴진’의 목소리

12월 20일 ‘전교조 탄압 중단, 일제고사 중단, 부당징계 철회를 위한 전국교사대회’에 참가한 전교조 조합원 2천여 명이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을 가득 메웠다. 전국에서 모여든 교사들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네티즌들도 함께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해직 교사는 아이들 곁으로, 공정택 교육감은 징계위원회로 보내자”는 사회자의 제안에 열렬히 화답했다.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은 “학생들을 책상 앞에서 시들어가게 만드는 미친 정권의 미친 교육에 끝까지 저항하고 투쟁할 것”이라며, “7명의 선생님들이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전교조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일제고사가 실시되는 12월 23일을 ‘슬픈 화요일’로 정해, 검은 옷을 입고 학교에 출근하고, 학부모님들에게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알리는 편지를 발송하겠다는 등의 투쟁 계획도 발표했다.

사회자가 낸 깜짝 퀴즈는 7명의 교사들에 대한 징계의 부당성을 다시 상기시켰다. “성추행, 토익 성적 허위 취득, 체험학습 허용 중 가장 잘못한 행동이 무엇일까요?” 정답은 체험학습 허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성추행 교사에게 경고를 하고 성적을 허위로 기재한 교사에게 감봉 조처를 했기 때문이다.

부당 징계를 받은 7명의 교사들이 무대로 올라오자 응원과 격려가 쏟아졌다. “갑작스런 해임 통보와 출근 투쟁, 엄청난 인터뷰 스케쥴, 징계 철회 농성 등으로 생계를 걱정할 겨를도 없이 지내고 있다”는 김윤주 교사(청운초등학교)는 “이명박이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있는 현 시기는 분노와 저항정신으로 일어나야 할 때”라고 했다. “7명만 모이면 파면·해임이지만 1백 명이 모이면 견책, 1천 명이 모이면 징계 무효, 1만 명이 모이면 공정택 퇴진과 정책 철회가 가능하다”며, 동료 교사들에게 23일 투쟁에 적극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징계당한 교사들이 가르치는 아이들과 이들의 학부모들도 “죄없는 교사는 쫓아내고, 착한 학생은 감금하고,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정상용 선생님을 아이들에게 돌려주세요” 등이 적힌 팻말과 배너를 들고 참가했다.

전교조는 결의문을 통해 “전교조 교사들의 노력은 이명박식 일방통행식 교육에 대항하여 국민들의 편에 선 정당한 행위”이며, “파면·해임자의 복직과 12월 23일 일제고사의 부당성을 알리고 저지하기 위한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교사대회의 열기는 저녁 촛불집회에도 이어졌다. 2천여 명의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징계 철회”, “일제고사 중단”, “공정택 퇴진”을 외쳤다.

자신을 징계당한 교사의 제자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교장·교감 선생님들이 경찰까지 동원해 선생님과의 마지막 수업을 막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선생님의 복직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말했다.

진보신당 심상정 공동대표는 “일제고사 등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빼앗는 서울시교육청을 청소년위해조직으로 지정해야 하고, 나쁜 정책들로 학생·선생님 들을 고문하는 고문기술자 공정택이야말로 파면당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또, ‘일제고사 금지 법안’을 청구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순천에서 올라왔다는 전교조 조합원 신성식 씨는 “나도 일제고사 감독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갔는데 왜 징계하지 않는 것이냐”며 교육청에 ‘항의’했다.

2006년에 고려대에서 출교당한 뒤, 이제는 복학해서 졸업을 앞두고 있다는 강영만 씨는 “이 투쟁은 파면·해임당한 교사들의 복직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며 “모두가 힘을 합쳐 이명박과 공정택을 파면시키자”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엔 일제고사 반대를 위해 행동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발언도 눈에 띄었다.

청소년 인권 단체 아수나로 회원이라는 한 학생은 “공정택의 무리한 징계는 본보기를 보여 주려는 것”이라며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참교육을 찾아가자”고 주장했다.

일제고사 반대 활동을 하다 학교 당국에게서 징계 위협을 받고 있다는 고등학생은 “청소년들도 체험학습만이 아니라 ‘빵점 답안지’, ‘같은 번호로 찍기 답안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7명의 징계 교사들을 대표해 발언한 정상용 교사는 “대다수 학생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제고사에 반대해 행동한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적극 저항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12월 23일 ‘일제고사 반대 공동행동의 날’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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