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동자들이 4월 20일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철도 노조의 요구 사항은 인력 충원, 외주용역화 철회, 해고자 복직, 노조 탄압 중단, 사유화 철회이다. 철도청과 정부는 노조와 제대로 협상조차 하려들지 않다가 노조가 파업을 추진하고 나서자 협상에 응하고 있다.

철도 노동자들은 현장 인력 부족으로 끊임없는 사고와 과로사로 죽어 가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2001년에 34명이, 2002년에는 20명이 죽었다. 올해 벌써 11명이 죽었다. 이것은 지난 6년간 7천8백여 명의 인원이 감축된 결과다.

노조는 현재 부족 인력과 신규 사업, 고속철도 개통에 필요한 6천 2백 28명의 정규직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노조의 요구에 턱없이 못 미치는 2천여 명 충원안을 내놓았고 이조차도 완전한 기만이다. 2천여 명 중 1천5백여 명은 기관사 1인 승무 도입을 위해 2000년에 정원을 감축한 후 실제로 감축을 추진하지 못한 인원이다. 정부는 이 인원 감축을 계속 추진하려 했으나 노동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열차 정상 운행이 어렵다고 드러나자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면서도 정원 환원을 거부해 왔다. 이제 와서 이 인원을 서류상으로 환원하는 것을 인력 충원이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 충원되는 인력은 6백여 명뿐이고 이들은 모두 새로 개통되는 고속철도에 투입될 인원이다. 정부는 노조의 요구와 차이가 나는 4천여 명의 인력에 대해서는 기존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 강화, 계약직과 외주 용역화로 메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런 외주 용역화는 얼마 전 7명의 용역 노동자들이 열차에 치어 죽은 사고를 불렀다.  

정부와 철도청이 노조와 합의한 인력 충원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계속 정규직 감축과 계약직, 외주 용역을 확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철도 사유화 계획 때문이다.

노무현은 대선 후보 시절 철도 사유화는 전면 재검토하고 사회적 합의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출범 전에 대통력직 인수위는 이름만 ‘공사화’로 바꾼 사유화 방안을 내놨고, 지난 3월 초 건교부는 철도 산업의 분할을 내용으로 하는 ‘철도사업법’안을 제출했다. 현재 노조가 요구하는 인력 충원, 외주 용역화 철회는 모두 정부가 추진하는 철도 사유화 방향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만약 정부가 이런 요구를 들어 준다면 철도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는 훨씬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철도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정부는 노사 합의를 통해 ‘사법처리 및 손해 배상 최소화’를 약속했음에도 조합비와 조합원 월급 80여억 원을 가압류했다. 그리고 77명의 해고자 복직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고자 복직은 노무현 자신이 민주당 노동특위 위원장을 지내던 시절에 약속한 사항이기도 하다.

철도 노동자들은 파업을 며칠 앞두고 노무현이 자신들에게 한 약속과 기대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 이미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전쟁 파병 결정은 노무현의 ‘개혁’성에 의구심을 품게 만들고 있다. 야만적인 학살 전쟁에 한국군을 파병하고 전비를 지원하는 것에는 열을 올리면서 현장에서 죽어 가는 노동자들의 처지에는 조금의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은 노무현에게 커다란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이번 철도 파업에 대한 노무현의 대응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 4월 13일 오후 2시 서울역과 부산역에서 “철도 민영화법 폐기! 현장인력 충원! 해고자 복직! 철도 총파업 승리 전진 대회”를 개최한다.

  이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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