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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8일 쌍용차투쟁에서 봐야할 것

이틀 동안의 치열한 전투 끝에 쌍용차 점거 노동자들이 구사대와 용역, 그리고 이명박의 졸개들을 물러나게 만들었다.

이를 두고 파산절차를 밟기로 한 것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러나 파산은 협박과 이간질용이지 사실은 아니다. 일부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오보였다.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청산은 수십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사망선고나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정치적 부담이 너무나 크다. 저들이 공장을 버리고 나간 것은 확실히 9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3천여 명의 구사대, 그리고 쇠파이프와 방패로 무장한 용역깡패들의 공격을 한치도 흔들림없이 물리쳤기 때문이었다.

이명박은 당장 이번 주에 정치적으로 일대 혈전을 치러야하는 상황이다. 쌍용차 점거투쟁이 보여 주고 있는 저항의 강도가 다른 투쟁으로 번지게 될 수도 있다.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 등 만만치 않은 저항이 예상되고, 이것들을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추진해야 한다.(분명히 추모정국 이후 이명박은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쌍용차 문제는 전체 노동자 ? 서민과 가진 자 간의 대리전이라는 것 때문에 그 결과는 다른 사안들에 그대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비록 민주노총이 강력한 연대파업을 건설하고 있지 않았지만 쌍용차 점거파업은 잠재된 다른 사안들을 일정에 올려놓게 만들고 있었다. 공공, 보건 등도 싸울 계획을 내놓고 있다. 청년들도 미칠 듯한 현실 때문에 언제 불만을 터트릴지 모른다.

아마 이명박은 주말 동안에 서둘러 점거 노동자들을 끌어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것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저들의 절박함 때문이었지 정확한 분석에 기초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그리고 그 때문에 그들의 계획에는 중요한 헛점이 있었다. 이명박은 구사대와 용역을 앞세웠지만 사측의 기자회견에서 확인되듯 정작 공권력 투입은 확실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물론 전세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이다.

나중에 안 것인데 사측 법정관리인 이유일은 27일 10시쯤에 기자회견을 하고 공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그 기자회견은 언론에 보도됐다. 회견문 내용의 핵심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된다는 것이었고, 경찰이 미온적이라는 불평이었다.(사실상 신경질적으로 정부에 책임을 지라는 얘기였다. 사측과 정부 사이에 간극이 있었던 것이 파업노동자들의 투지에 더는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측과 정부의 간극이 크게 벌어진 것이었다.)

이명박은 구사대와 용역과 파업노동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투 상황을 보면서 개입을 저울질하고 있었던 것이다. 26일과 27일 여러 차례 전투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공권력 투입은 없었다.

그것은 바로 어설픈 시도가 무모한 것으로 드러나게 되면서 분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40여 일 넘게 높은 규율을 유지하면서 투쟁을 사수해 온 노동자들은 이미 여러 달 동안 이번 투쟁의 의미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해하고 있었으며, 정말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비해 저들은 사기가 바닥에 있는 노동자들의 등을 밀어대고 있었고, 일당 20만 원짜리 용역깡패들의 완력 하나에 의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물론 처음부터 가끔 앞으로 나와 저들을 도왔지만 배후에서 책임질 일은 하지 않겠다는 상황이었다. 사측도 더는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분히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던 것이다. 물론 그것은 두손 두발 들 수밖에 없는 파업노동자들의 투지가 있었다.

파업노동자들의 사기와 규율, 그리고 투지는 요새화된 공장과 함께 3천의 오합지졸 대오로는 도저히 뚫을 수 없는 벽이었다는 게 바로 이유일의 증언이 확인해 주고 있는 진실이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이명박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있음도 보여 준 것이다. 그리고 어설픈 시도로 이명박은 도리어 가장 중요한 전투에서 더 속수무책의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고, 이것은 향후 정세에서 반이명박 투쟁의 자신감을 확실히 높여주게 됐다.

왜 저들은 도망치듯 공장을 다시 내주었을까.

그것은 첫째 도저히 뚫을 수 없는 파업노동자들의 자신감과 목숨을 건 투쟁이었다. 둘째 27일 오전 금속에서 발표된 월요일 4시간 연대파업, 그리고 수요일 하루 총파업 소식이었다. 그리고 전국에서 달려와 직접 연대한 대오, 그리고 뿐만 아니라 금속연대가 보여 주듯 지지와 연대의 가능성 때문이다. 쌍용차 파업에 대한 지지는 전 국민적이다. 60~70퍼센트가 넘는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리고 끝으로 파업을 분쇄해야 할 이명박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민주주의 파괴의 핵심은 무엇보다 경제 위기에 대한 불만을 누르고 그 책임을 노동자 ? 서민에게 전가하기 위해서이고 그 때문에 발생하는 저항을 탄압할 필요 때문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민주노조의 전통이 거의 없는 곳이었지만 이번 정리해고 문제를 통해 자신이 계급간 쟁투에서 그 중심에 있고, 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명박을 왜 쓰러뜨려야 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가지고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이제 그 답을 쌍용차 점거파업은 보여 주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그들과 연대하고 지지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공세의 기세를 높여 우리 자신이 그들처럼 민주주의와 위기 전가에 맞서 싸워야 한다. 금속연대 파업은 예정대로 이뤄져야 한다. 활동가들은 자기 단위의 연대를 확대하고 가능하면 파업을 이끌어내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