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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대란’을 예고하는 예선 노동자들의 위력적인 파업

부산항과 울산항의 예선 노동자들이 8월 7일 “노동조합 인정”, “단체협약체결”, “근로기준법 적용”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대형 화물선이나 유조선 등이 부두에 안전하게 접안하고 출항할 수 있도록 끄는 예인선의 선원 노동자들이다.

예선 노동자들은 월 3백 시간을 넘게 일하는 것이 다반사이고, 한달 평균 5~6번은 36시간씩 ‘당직’을 해야 한다. 태풍이 왔을 때는 24시간을 목숨 걸고 일하는데 수당은 고작 1만 원 이다. 그런데 “지난해 22퍼센트나 이익을 본 회사에서 미국발 금융위기를 빌미로 임금을 동결시켰다”

예선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선원법을 적용받으며 노동조건과 임금 등에서 불이익을 받아 왔다. 또한 이번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선장들은 예선사(선주)한테 작업지시를 받고 있음에도 노동자가 아니라며 노동조합 가입 대상에서 배제돼 왔다.

결국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게 터”졌다. 울산은 조직률이 99퍼센트에 이를 정도다. 이들은 6월 말 노동조합을 설립한 지 한 달여 만에 파업을 시작했다. “예선회사의 탐욕과 정부당국의 반노동자 정책”이 갓 조직된 노동자들을 투쟁에 나서게 한 것이다.

파업 노동자들은 예인선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파업 농성을 벌였다. 울산 예선사(선주)들과 부산의 한 예선사는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또한 여수, 인천 등의 예인선을 대체투입하고 있다. 검찰은 “불법행위 엄정대처”라며 위협하고 있다.

직장폐쇄 직후, 파업 노동자들은 예인선에서 내려와 거점을 마련하고 대체 인력이 투입되는 것을 막고 있다. 투쟁이 확산될 조짐도 있다. 여수 예선 노동자들은 10일과 11일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고, 마산 역시 파업을 준비중이다. 파업이 확산되면 운수노조에서 밝힌 것처럼 “철도본부나 화물연대의 파업에 따른 몇차례의 물류대란을 능가하는”일이 벌어질 수 있다.

예선지부 울산지회 지회장은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가 아주 강하다”고 밝혔다. 쌍용차에서 보듯이 저들은 경제 위기 국면에는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웬만하면 양보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끈질기고 단호한 투쟁과 연대 투쟁 확산이 승리의 관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