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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에 몰래 도장찍은 이명박 정부

이명박 정부가 몰래 한EU FTA 협정에 가서명했다. 한미FTA 5적 중 한 명이었던 외통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종훈이 이번에도 총대를 맸다. 한미FTA 체결 때처럼 FTA 찬양론도 재연됐다. 통상교섭본부는 ‘교역량이 연간 24조 원 늘어난다’며 호들갑이다.

그러나 한EU FTA는 서민들의 삶에 부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다.

통상교섭본부는 ‘한EU FTA가 한미 FTA에 비해 무난한 수준’이라며 일부 독소조항이 빠졌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미 한미FTA 타결을 통해 한국의 많은 제도가 변경되는 것이 기정사실화이 됐기 때문에, EU 측이 굳이 똑같은 내용을 요구할 필요가 없어졌을 뿐이다.

더구나 이번 한EU FTA에는 최혜국 대우(MFN)가 적용된다. 최혜국 대우란 양측이 다른 국가와 서비스 분야에서 추가로 FTA를 체결하면 자동으로 협상 상대방에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 것이다. 즉 한EU FTA는 무조건 한미 FTA보다 높은 수준에서 협상 수준이 결정된다.

무엇보다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한EU FTA가 서민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매우 크다. EU는 자신들이 절대적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 지적재산권·상하수도·에너지 등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돈벌이를 하려고 집요하게 달려들 것이다.

유럽의 광우병 쇠고기

특히 EU는 자치정부의 정부조달 부문까지 개방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한미FTA보다 더 강하게 공공부문의 기초를 흔들게 될 것이다. 당장 이명박 정부가 도장을 찍어 준 협정문에는 서비스 분야에서 한미FTA보다 환경·위성통신·법률시장 등 세 조항을 더 추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환경 조항에는 하수도 처리사업 입찰 과정에서 EU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이 조항은 요금 인상을 부를 수도 민영화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다. 이미 프랑스계 다국적기업 베올리아워터가 인천 송도 하수도 처리를 맡은 뒤 요금이 20퍼센트 이상 올랐다.

한EU FTA가 체결되면 유럽의 광우병 쇠고기도 대량 수입될 수 있다. 이번 한EU FTA협상은 세계무역기구의 위생검역(SPS) 협정과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지침을 따를 것을 명시해 놓았다. 그리 되면 광우병 위험이 높은 유럽지역, 특히 영국의 쇠고기 수입이 자유로워진다.

이번에도 협상문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리고 협정문 서명도 몰래 했다. 당당하다면 몰래 도장 찍을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더 팍팍하게 만들 한EU FTA 체결(일러도 내년 7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한미FTA뿐 아니라 한EU FTA도 막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