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11월 28일 공기업선진화 워크숍에서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기업 노조가 파업을 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년 실업이 심각하고 서민경제가 팍팍한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대통령실 예산을 29퍼센트나 증액했다. 감사도 받지 않는 특수활동비 등은 46억 원이나 증액했다. 청와대 관람객 기념품 예산은 지난해부터 해마다 2억 원씩 증액되고 있다.

대통령의 특별 지명 업무를 수행하는 특임장관 역시 특수활동비 등 불투명 예산을 23억 원이나 편성했다. 대부분 밥값·술값으로 쓰는 돈이다. 

대통령 직속 기관들만 이렇게 방만한 게 아니다. 법무부는 ‘법질서 바로세우기’ 사업에 33억 원이나 쓴다. 4대강조차 불법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고 효성 비리, 국세청 비리 등의 검찰 수사는 유야무야되고 있는데 말이다. 

필수예방접종 국가부담 무료화는 몇 년째 시행을 미루면서 대기업 병원들의 돈벌이를 위한 해외 환자 유치 활성화 지원 예산은 1백8억 원이나 증액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심의에서 15억 원 삭감됐지만 이명박 정부의 예산 우선순위를 명백히 보여 준다. 

국방 예산은 소리 없이 늘었다. 국방예산으로 편성해야 할 군인연금 등을 복지예산 항목에 넣어 놓았으니 국방예산은 알려진 6천억 원보다 더 늘었다고 봐야 한다. 사이버방호사령부는 관련 법도 제정되지 않았는데 30억 원을 책정해 놓았다.

난데없는 ‘우측 보행’ 캠페인도 예산을 갉아먹고 있다.  

이런 파렴치한 예산안을 두고 한나라당은 동네 골목마다 “사상최대 복지예산”이라며 현수막을 걸고 허위·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 

청와대 기념품

12월 1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정책위 의장들과 환경단체 대표들은 간담회를 열고 4대강 예산 삭감에 합의했다. 물론 온도차는 있다. 진보 정당들이 사업 자체를 폐기하는 삭감을 얘기한 반면, 민주당은 “불필요한 예산 삭감” 방침이고 창조한국당은 “삭감은 동의하나 예산안은 빨리 처리”하자고 한다. 진보 정당과 환경단체 들이 국회 안 야당 공조에만 의존 말고 대중적 저항을 건설해야 하는 이유다.

4대강 사업 예산을 심사하는 국회 국토해양위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수자원공사에 8조 원을 떠넘겼는데 이는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일에는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낙동강 공구 예산 과다 책정 사실을 폭로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결국 국회는 법정 예산 처리 시한인 12월 2일을 넘겼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아예 시작도 못했다. 법정 시한 전에 예결위가 시작조차 못한 것은 19년 만이다. 

이명박 정부는 부자 감세로 수입이 줄자 예산 규모를 축소한 뒤 건설 대기업만 이로운 4대강 사업에 수십조 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그 대가로 서민 증세와 복지 삭감이 일어났다. 지금 서민들에게는 예산안 심의가 늦춰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예산안 자체가 문제다. 

그러나 소수파 진보 야당들이 국회 예산 심의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시간 끌기뿐이기에 국회 바깥에서 저항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11월 26일 민생예산 범국민대회는 좋은 시작이다. 이날 대회의 구호대로 “거꾸로 가는 MB 예산, 국민이 뒤집”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