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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운동 뒤에 좌파가 맞고 있는 정치적 기회

반전 운동은 어디로?

반전 운동 뒤에 좌파가 맞고 있는 정치적 기회

아사드 레흐만(영국 전쟁저지연합 운영위원)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반대하면서 건설한 것이라는 맥락에서 반전 운동을 봐야 한다. 우리 운동의 강점은 그 폭과 깊이였다. 운동의 핵심 세력은 규모와 인식의 깊이라는 측면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전쟁은 무슬림과 관계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와 관계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래서 스코틀랜드의 가톨릭 신자인 조지 갤러웨이가 무슬림 공동체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인 것이다. 전통적으로 이슬람주의 단체들은 좌파와는 함께 활동할 수 없다고 말해 왔다.

이제 그들은 우리가 비슷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가 함께 활동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에게는 의사 소통상의 문제는 하나도 없다. 서로 다른 단체들이 함께 활동했고 서로 신뢰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고 이것을 경험할 때, 그들의 정치는 늘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사람들을 시위에 동원한 것만은 아니었다. 우리는 진정한 운동을 건설했다. 반전 운동은 한 가지 쟁점을 둘러싼 전술적 동맹만은 아니다. 오히려 나이를 불문하고 새 세대 전체가 정치화한 것이 바로 반전 운동이다.

제국주의,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 석유라는 쟁점들을 자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 부문의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로 광범한 사회 계층 속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활동의 수준이 약간 내려갔다 하더라도 반전 운동은 대부분의 운동들이 절정에 이른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하다.

새로운 정치적 세대

처음부터 사람들은 반세계화 운동이 반전 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음을 알고 있었다. 이제 나는 그 반대도 성립한다고 생각한다. 반전 운동이 반세계화 운동을 다시 부양하고 있는 것이다. 에비앙 G8 정상회담 반대 시위에서 바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평범한 사람들이 시위 행진의 반전 운동적 성격, 반전 구호들과 배너들에 정말로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나는 똑같은 현상을 피렌체에서 열린 유럽사회포럼과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서도 목격했다. 포르투 알레그레의 지역 신문들은 팔레스타인 단체들과 반전 운동 단체들이 가장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어느 카페를 가거나 어떤 택시를 타더라도 사람들이 전쟁은 제국주의 때문이라고 말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전에는 좌파의 언어였던 것이 이제는 아주 많은 사람들의 언어가 됐다.

흑인과 무슬림 공동체가 모든 수준의 반전 활동에 참가한 것이 아주 중요했다. 이 동맹을 통해 우리는 복지와 빈곤 같은 다른 쟁점들, 전쟁과 국내 문제들에 대해 신노동당이 보인 행태에 대한 환멸 등을 전략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이런 사회 계층의 관심사, 새로운 정치적 고향을 찾고 있고 사유화나 신자유주의 정책 등등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우리가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한때 추상적으로 보였을 정치 사상들이 이제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개인적 경험을 묘사하는 방식이 됐다. 이것은 우리가 지난 20∼3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우리가 한데 불러모을 필요가 있는 세 가지 집단이 있다. 무슬림 공동체, 사회 운동, 노동조합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하나의 선거 세력을 형성해 번리나 올덤[둘 다 나찌가 선거에서 큰 성과를 거둔 지역―옮긴이] 같은 지역들에서 나타난 절망의 정치와는 다른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

주류

주류 정당들은 모두 쇠퇴하고 있다. 그런 정당의 활동가 수는 줄어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노동당을 탈당했지만, 그들이 그저 표류할 위험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정치적 고향을 만들어 주고 싶다. 우리는 베트남 전쟁 뒤에 찾아온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기회를 갖게 됐음을 깨달아야 한다.

오늘 아침 나는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발표를 들었다. 나는 신노동당이 얼마나 우경화했는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신노동당은 보수당도 감히 하지 못했던 일을 하고 있다. 국내외 문제들과 관련해서 노동당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반전 운동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우리가 블레어를 거의 끌어내릴 뻔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그럴 수 있을지 모른다. 블레어는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은 블레어를 더는 신뢰하지 않는다.

그걸 보면 나는 마거릿 새처가 생각난다. 우리는 새처가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녀가 불리해지자 새처가 쫓겨나는 것은 시간 문제였을 뿐이다.

문제는 우리가 블레어를 무엇으로 교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신노동당의 복제품으로? 나는 노동당이 엄청나게 변화해야만 사람들이 대거 노동당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동 가능한 대안이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그 주변으로 몰려들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