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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최종 결론만이 아니라 어떤 근거를 드는지도 봐야합니다.

우선 강동훈 기자님의 답변 글이 매우 반갑습니다. 제가 남긴 기사반응이 토론이 된다니 아주 기쁩니다.

저는 독자편지에서 김광렬 교수가 정부지원 확대를 주장한다는 사실을 “왜곡”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김광렬 교수의 최종 결론이 아니라, 그가 든 근거들을 주되게 비판했습니다. 운동을 건설할 때 주된 선전과 선동의 대상이 될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주변적이거나(총장직선제, 서울대와 국립지방대 간 격차) 심지어 학생들의 이해관계에 반하는 내용 (대학순위)이 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독자들이 “교육 공공성 포기에 맞선 운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학생운동 활동가와 함께 이 기사를 읽을 때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까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십시오. 현재 학생활동가들에게는 등록금이 가장 중요한 이슈인데 이에 대해서는 입장이 없거나 심지어는 인상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읽힐 수도 있는 문구마저 있다는 점, 대학순위 경쟁은 이른바 ‘명문 사립대’들이 등록금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릴 때마다 사용하는 이데올로기인데 그것을 고스란히 끌어왔다는 점, 나날이 축소되어 가는 학생자치권에 버거워하는 학생들에게 오직 ‘대학 민주화 투쟁의 상징’이었다는 이유로 총장직선제가 과하게 강조되어 있다는 점을 보며, 적어도 이 기사를 갖고서 학생 활동가들에게 신문을 판매하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독자편지에서 “지금 국립대 법인화를 막기 위해 〈레프트21〉이 운동을 호소해야 할 주된 독자가 교수층입니까, 아니면 학생들입니까?”라고 물었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강동훈 기자님의 글의 제목(“왜곡”)과 “아무런 편견 없이 읽는다면 정부의 법인화 정책을 비판하고 대학 지원을 늘리라고 요구하는 논지임을 알 수 있”다는 내용은 제가 독자편지를 보낸 취지를 잘못 이해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공공성 쟁취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운동주체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만약 현재 운동이 특정한 국면에 접어들어서 학생들이 아니라 교수들에게 좀 더 집중해야 할, 제가 모르는 사실이 있는 것이라면(〈레프트21〉을 제외한 다른 매체를 통해서는 아직 제가 교육공공성 투쟁에 대해 들은 것이 없으므로, 제가 모르는 사실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함께 설명했을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